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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에서 영화 찍으세요
2004-03-09

<미션 임파서블3> 등 할리우드영화 촬영 계획 줄줄이 이어져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반지의 제왕>이 오스카 트로피 11개를 거머쥐자 “키위의 승리”라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 쏘르르 새콤한 키위 맛과는 영 다른 푸석함과 투박함으로 “제2의 뉴질랜드”를 꿈꾸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감자의 나라 독일, 그중에서도 유럽영화의 메카를 향해 매진하는 베를린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신작 홍보를 위해 한이틀 반짝 떴다 사라지는 일이야 이제 비일비재다. 최근엔 할리 베리가 신작 <고티카>(사진)를 선전하느라 악명 높은 2월 추위에 발발 떨면서 “아이 러브 베를린”을 연발하다 갔다. 그런데 앞으로는 할리우드 별들이 베를린 하늘을 더 오래 빛낼 듯하다. 내로라 하는 톱스타들이 이 도시에서 작업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 선구자는 맷 데이먼과 케빈 스페이시. 이미 베를린에서 장기 촬영을 마친 이들의 뒤를 톰 크루즈와 조지 클루니, 잭 니콜슨이 잇게 된다.

할리우드 배우들에 앞서 로케이션 헌터들이 현지 영화사의 도움으로 될 성싶은 촬영지를 찾아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를 샅샅이 뒤지는 중이다. 톰 크루즈는 2005년 5월 개봉예정인 <미션 임파서블3>를 올 상반기에 베를린에서 찍을 계획이라고. 조지 클루니의 신작 <오션스 트웰브> 역시 베를린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누가 클루니를 베를린으로 불러들인 것일까? 정답은 맷 데이먼. 데이먼은 2월 중순 <The Bourne Supremacy>를 베를린에서 크랭크업했다. 그의 마지막 촬영은 리히터펠드 지역에 있는 구미군부대에서 이루어졌다. 바로 이런 역사적 건물들이 베를린 로케이션 붐의 효자들이다.

영화 복덕방격인 로케이션 스카우트 회사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셀 수 없이 많은 ‘특별한’ 장소들이 주제별, 가격별로 널려 있다. 지하벙커와 군기지, 사관학교, 크고 작은 성들, 국보급 건물에 중세 방앗간까지. “베를린? 이 도시에 오면 영화 찍을 생각밖에 안 나요.” 최근 베를린을 방문했던 톰 크루즈와 잭 니콜슨의 한결같은 코멘트다. “슈바벤의 스필버그”로 불리는 독일 출신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는 데니스 퀘이드와 함께 5월 베를린을 찾을 예정인데, 차기작을 베를린에서 촬영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건축가들이 어울려 세운 역사적, 현대적 건물들 덕분에 베를린은 키위를 잇는 “감자의 승리”를 넘보고 있다. 베를린=진화영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