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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느끼는 해양 블록버스터의 육중함,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김태진 2004-04-16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3년

감독 피터 위어

상영시간 138분

화면포맷 2.40:1 아나모픽

음성포맷 DTS & DD 5.1 영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이십세기 폭스

<트루먼 쇼>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피터 위어의 신작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에 걸쳐 노미네이트되었고, 20여개의 저명한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비평적으로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흥행에서는 영화의 원작인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총 20권에 달하는 대하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세부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벽하게 재현된 범선의 모습이 감명을 줄 정도로 해양모험물에 대한 전통이 깊고 선호도가 높은 미국과 영국에서도 제작비의 2/3에 채 미치지 못하는 참패를 거둬 대중성을 획득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스토리 구성에서 찾을 수 있는데, 영국 해군의 서프라이즈호와 프랑스 무장 선박 아케론호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별다른 서브 플롯없이 138분에 걸쳐 묘사하고 있고, 그나마 기대했던 두 전함의 교전장면조차 스펙터클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락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치기가 힘들다.

실제 범선과 거대한 실내 도크에 건조된 실물 크기의 세트, 1/6 크기 모형, 컴퓨터그래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촬영된 각각 다른 배의 모습들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화면을 뿌옇게 처리했고, 무채색 톤에 색농도도 높지 않기 때문에 아나모픽 2.40:1 영상은 최신작치고는 다소 떨어지는 일반적인 수준의 해상도만을 보여준다. 영상과는 대조적으로 DTS 사운드는 대포나 총소리는 날카롭고 임팩트감 강하게, 파도소리나 선체의 삐걱대는 소리, 선창의 발걸음 소리 같은 일상 소음들은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구현해낸 최상급의 사운드디자인을 과시한다. 서플먼트 디스크에는 2개의 제작 다큐멘터리, 각본과 고증 설명, 특수효과와 음향 효과 해설, 인터랙티브 사운드 데모, 멀티 앵글 비교, 삭제장면, 스틸 갤러리 등이 푸짐하게 담겨 있다.

김태진

미국 자본으로 제작되었지만 영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양 블록버스터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와 프랑스영화 특유의 매력이 넘쳐나는 에 한국 무속의 세계를 깊이있게 조망한 다큐멘터리 <영매>까지 모처럼만에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게 펼쳐진 한주이다. 영상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매우 정교한 사운드디자인이 돋보인 <마스터 앤드 커맨드…>보다 PAL에서 NTSC로 전환한 까닭에 영상이 다소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연극과 영화의 장점만을 발췌해놓은 듯한 유쾌함과 함께 화려한 원색들의 강렬한 대비가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안겨준 쪽을 선택하지만, 공들인 작품인 <영매>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호금전 감독의 <방랑의 결투>도 놓칠 수 없는 고전 걸작이다.

잠시 칸에 다녀왔다. DVD 가게에 가보니 전면에 배치된 것은 물론 블록버스터 DVD들이었으나, 고전영화와 아시아영화의 DVD도 그에 못잖은 정성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알랭 레네의 근작 <입술은 안 돼>는 사랑스러웠고, <카이에 뒤 시네마>가 지면의 반 이상을 에릭 로메르의 신작 <트리플 에이전트>에 할애한 것도 볼 수 있었다. 두루두루 영화를 사랑하는 그곳이 부러웠다. 결국 이번주 DVD 섹션에 불충실한 것에 대한 핑계다. 잠시 본 <마스터 앤 커맨더…>는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작이라 DVD를 잔뜩 기대했으나, 영상보다 오히려 소리가 더 인상적인 DVD였다. DVD는 영상표현이 썩 훌륭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얄미운 그녀들의 화사한 얼굴을 빨리 보고 싶다.

“낙엽은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요짐보의 말에 자토이치(가쓰 신타로)는 “낙엽은 바람을 원망한다”라고 이야기한다. 가을이 아닌 봄에도 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봄바람이 차갑다. <마스터 앤 커맨더…> DVD는 실로 놀랄 만한 사운드를 담고 있다. 화질이 조금 불만족스럽기는 한데 사운드가 모든 것을 용서하게끔 만든다. <루니 툰: 백 인 액션>은 의외로 재미있어 지인들에게 홍보를 하고 다녔다. 친구와 함께 영퀴문제를 푸는 것처럼 보아도 재미있겠다. 은 오종의 영화 DVD 중 가장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3번째 디스크보다 O.S.T CD가 들어가는게 좋았으리라 생각되지만 나머지 2장의 디스크는 충실하게 제작되었다. 음질에 3점밖에 안 준 것은 사운드가 너무 프론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주의 선택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