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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부천, 프로그래머 추천작 11선
2004-06-29

오는 7월 15-24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호러, 판타지, SF,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 등 주류와 비주류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선보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풍성한 32개국 261편(장편 83편, 단편 178편)의 영화가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CGV부천8, 소사구청 소향관,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 등에서 상영된다.

이중에서 김영덕.김도혜 두 프로그래머가 1년 내내 고민한 끝에 추천하는 알토란 같은 작품 11편을 미리 소개한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pifan.com) 티겟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후 예매할 수 있다.

▶<녹차의 맛>(일본, 2003년) (위 사진)

여기 평범하지만 초현실적인 가족이 있다.각기 독립된 개성을 자랑하는 이 가족을 지탱하는 끈은 예술가적 자질과 숨어 있는 애정으로 가득찼던 할아버지의 사랑. 조용하고 그림같은 산골마을이 아름다운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할아버지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의 작품.

▶<가감보이>(필리핀, 2003년)

실수로 돌연변이 거미를 삼킨 후 거미와 같은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 '가감보이'로 변신한 주인공 주니의 좌충우돌 영웅담을 그린 필리핀 버전의 스파이더맨. 불행히도 고소공포증이 있고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며 낮은 지능의 소유자이지만, 주니는 자신의 능력을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쓰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쇼와 가요 대전집>(일본, 2003년)

비틀린 청춘과 40대 여성 비밀결사조직간의 대결을 그린 블랙 코미디. 스기오카 일행은 밤마다 도쿄 교외 한적한 부두에서 복고풍 의상을 입고 일본 쇼와(昭和)시대의 흘러간 노래들을 부르며 흥청망청 세월을 보내는 떨거지 인생들. 어느 날 길에서 마주친 중년부인에게 장난삼아 추파를 던지고, 그녀가 거절하자 무참하게 칼로 찌른 뒤 도망친다. 그러나 그녀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었다. 또 다른 쇼와 시대 추종집단인 40대 여성들의 비밀결사 '미도리 클럽'은 곧 복수를 위해 스기오카 일행을 추적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일본, 2003년)

한 대학생과 지체부자유 소녀의 사랑을 세밀하고 현실감 있게 그린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섹스를 할 여자는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은 없는 대학생 츠네오는 어느 날 길에서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다 큰 손녀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노파를 만난다.

계란말이를 잘 만들고 방 안에 갇혀 주워온 책들을 읽는 것이 유일한 낙인 손녀딸의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조제. 츠네오는 동정심과 애착 사이에서 점점 조제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늘 조제를 업고 다녀야 하는 츠네오는 점점 자신의 등에 업힌 그녀가 무겁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그들의 사랑은 이뤄질까. 2003년 제77회 키네마 준보 선정 일본영화 4위로 뽑혔다.

▶<몽콕의 하룻밤>(홍콩, 2004년)

<열화전차> <색정남녀>의 얼동셩(爾冬陞) 감독의 신작. 인구밀집지역인 동시에 환락의 천국이며 범죄의 온상인 몽콕. 이곳에서 두 범죄조직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로이는 그 중 한쪽 조직의 우두머리를 없애기 위해 고용된 전문 킬러.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도중 그는 우연히 매춘부로 일하는 소녀 댄을 폭력배들의 손아귀에서 구해주게 된다. 로이가 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몽콕의 범죄조직과 경찰은 동시에 긴장한다.

▶<완전한 타인들>(뉴질랜드, 2003년)

독신여성의 판타지와 인간의 집착이라는 주제를 세밀하게 그려낸 로맨틱 스릴러. 샘 닐의 사이코 연기와 여인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영화로 사랑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부순다. 피쉬&칩스 가게에서 일하는 독신여성 멜라니. 어느 날 바에 갔다가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 함께 밤을 보내기로 한다. 술에 취한 그녀는 그에게 자신을 맡긴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순간 그녀는 그가 배로 바다를 건너 자신을 고립된 섬으로 데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납치일까 초대일까.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녀에게 그는 완벽한 타인일 뿐이다. 그의 아름다운 섬에 도착한후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타말라 2010-우주의 펑크캣>(일본, 2002년)

무성영화 시대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정적이면서도 귀여운 2D 그림체와 디스토피아를 표현한 3D 배경이 번갈아 등장하는 독특한 느낌의 애니메이션. 2010년 고양이들이 사는 우주는 캐티&코라는 거대한 회사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 인생을 즐기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한 살짜리 펑크 고양이 타말라는 이 우울한 현실에서 도망쳐 우주선을 타고 자신이 태어난 별을 찾아나서고, 도중에 들른 행성 Q에서 매력적인 남자 미켈란젤로를 만난다.

▶<진실게임:6층의 숨은 방>(홍콩, 2003년)

밝고 건강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해준 <고양이를 부탁해>의 홍콩 버전 같은 영화. 같은 아파트에 세들어 사는 여섯 친구들. 뚜렷한 꿈도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이 조금은 도피적인 젊음을 즐기는 그들이 유일하게 열중하는 일은 밤마다 파티를 열어 진실게임을 하는 것. 진실을 말하거나 지시에 따라 대담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이 게임의 규칙. 그러던 어느 날, 1년 안에 뭔가 대담하고 도전적인 일을 이뤄내지 못하면 옆집 할머니의 배설물을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선언되고, 여섯 친구들은 처음으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지난해 제작된 저예산 영화로 목적없이 방황하는 동세대 젊은이들의 정서를 훌륭하게 포착해내며 뜻밖의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비루만디>(인도, 2003년)

인권운동가이며 법률 연구가인 안젤라 박사. 그녀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자신의 연구를 위해 첸나이 중앙교도소를 찾는다. 그녀의 연구사례가 된 두 사형수 비루만디와 테바는 서로를 죽이고 싶어하는 원수지간이며, 24명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의 비밀을 쥐고 있다. 과연 그들은 유죄이며 그들에게 내려진 판결은 정당했을까. 안젤라가 두 사람을 조사하기 위해 감옥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날, 교도소에서는 엄청난 폭동이 일어난다. 사형제도의 정당성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인도영화 특유의 유쾌함과 대중적인 매력을 고루 갖춘 독특한 작품. 인도영화계 대표주자로 감독, 배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카말 하산이 감독, 각본, 제작, 주연을 맡았다.

▶<베른의 기적>(독일, 2003년)

1954년 7월 4일 스위스 월드컵에서 독일이 당시 세계 최강인 헝가리에 2대0으로 지다가 3대2로 역전승하며 이른바 '베른의 기적'을 낳았던 이야기를 그린 축구영화이자, 따뜻한 가족영화이며 한 소년의 풋풋한 성장을 담은 영화. 1954년 서독의 작은 마을. 소년 마티아스는 월드컵 대표선수 보스의 가방을 들어주며 꿈을 키우는 축구광이다. 어느 날 2차 대전에 참전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티아스의 아버지가 살아 돌아온다. 하지만 전쟁의 후유증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가족과 사사건건 부딪치고, 마티아스는 집에서 도망쳐 월드컵을 보러 스위스로 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네크로맨틱>(독일, 1987년)

인간의 잔혹성과 죽음에 대한 집착을 그린 작품. 호러 영화에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관객에게도 거부감을 줄만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강심장이 아니면 보지 않는 게 현명할 듯. 비위가 약한 사람은 역겨움을 참을 수 없을 것같다. "죽음과 섹스, 사랑 사이의 가능한 모든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도 있지만 엽기적이고 잔혹한 영상에 압도돼 관객이 영화 이면의 숨은 뜻을 살피기는 어려울 듯하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