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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전의 꿈, 현재 진행중, 단편영화 배우 김수웅
오정연 2004-07-08

<시린 귀를 감싸며>, <길 위에 연. 날다> 배우 김수웅

제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본선 진출작 <시린 귀를 감싸며>와 <길 위에 연. 날다>에 출연한 김수웅(64)씨. 두 감독들은 한양대 학우들 작품에서 할아버지 역할을 독점하고 있으며, ‘비’와 함께 보험회사 CF(‘아빠의 청춘’ 편)에도 출연한 바 있는 그의 남다른 사연을 귀띔해줬다. 이후 그가 주연한 <길 위에 연. 날다>가 멜로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양대 연영과 60학번으로 MBC 탤런트 공채 1기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뒤, 연기자에 대한 꿈을 ‘잠시’ 접었던 그는 현재, 굴지의 반도체그룹의 비서실 고문 이사다. 그런 그가 3년 전 학교로 돌아간 것은 단지 ‘대학 중퇴’ 딱지를 떼기 위해서였다지만, 지금 그는 계속되는 출연요청으로 스케줄이 꽉 찬 인기 ‘배우’가 됐다.

수상 당시, 상당히 기뻤을 것 같다.

김영준 감독의 수상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폐막식까지 갔었다.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 대종상에서 상을 타도 그 정도는 아닐 것 같다. 내가 멜로부문 주연상이라도 타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웃음) 언젠가는 직접 수상대에 올라갈 날도 오지 않겠나.

최불암씨와 대학 동기라던데.

요즘도 계속 만나는 사이인데, 나랑은 비교도 안 되는 연기자인 그에게 부럽다고 했더니 “30대 그룹의 중역이면 당신도 스타”라면서 웃더라. 하지만 학교 복학할 때는 최불암 추천장 받아오면 명예졸업장을 준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난 강의실에 들어가서 공부할 거야”라며 고집을 피워서 재입학을 했다.

뒤늦게 학교에 다니는 것이 힘들지 않나.

학장이랑 내가 같은 학번이다. (웃음) 나름대로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노력하게 된다. 동창들 만나면 현금카드 기능까지 있는 학생증을 보여주면서 자랑할 수도 있고,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CF 출연료 받아서 아내한테 차 한대를 사줬더니 입이 찢어지더라. (웃음) 손자들은 할아버지가 비랑 같이 CF 출연했다고 좋아한다.

앞으로 목표는.

학교 후배가 “단역이라도 계속해서 출연하면서 점점 비중있는 역을 맡다보면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최불암보다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격려하더라. 언제 어떤 역할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글 오정연·사진 오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