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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포르노, 인터넷 덕에 부활

70년대 닛카쓰 로망포르노와 옛 스타들이 인터넷 사이트 통해 인기

로망포르노는 1971년 도산한 닛카쓰의 재건책으로 등장했던 ‘저예산 에로영화’. 1960년대 중반 이후 활발히 만들어졌던 핑크영화에 비해 좀더 큰 제작비와 전문적인 스탭들을 대거 투입해 완성도를 높였고 이후 일본 에로영화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로망포르노를 통해 단순한 포르노가 아닌 인간 본성에 다가가는 리얼리즘 작품들을 연이어 만들어낸 구마시로 다쓰미 같은 거장이 나타나기도 했고, 수오 마사유키, 구로사와 기요시, 최양일 등 수많은 감독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80년대 이후에는 본격적인 성인물인 AV에 밀려났고 제작 또한 중단됐던 로망포르노가 새삼 인기를 끄는 것은 지난 7월 개국한 인터넷 채널 덕분이다. 십여개가 넘는 성인영상 전문 채널을 가진 대기업 DMM이 ‘닛카쓰 로망포르노관’을 연 것이다. 개국 15일 만에 1만건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한달 평균 다운로드 수도 다른 성인영상 채널의 1만5천건의 2배인 3만건에 달하고 있다. 캠페인 기간 가입시 한달 시청 무료, 월 3150엔에 무제한 시청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덕이기도 하지만 풍부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

사이트에선 구마시로 감독의 <방황하는 연인들>(1973), <빨강머리의 여자>(1977) 등 ‘전설적인’ 작품들도 볼 수 있어 성인영상물 팬들뿐 아니라 고전영화 팬들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200편의 작품을 배우별, 감독별, 원작자별로 나눠 검색하는 정도지만, 1988년까지 닛카쓰가 만든 로망포르노 작품이 1300여편에 달했기에 전망이 밝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로망포르노의 부활은 이 장르의 옛 스타들도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했다.

이제 50대가 된 다니 나오미(55)(사진), 가자마쯔리 유키(50) 등이 이 채널의 개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꽃과 뱀> 등 19편의 로망포르노에 출연하며 ‘SM의 여왕’으로 불렸던 다니 나오미는 여전히 로망포르노 출연 여배우 가운데 인기 1위를 기록하는 중. 몇년 전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열어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닛카쓰는 인터넷 채널의 의외의 성과에 고무된 표정이다. 곧 100편 이상을 추가하는 한편 “비디오, DVD로 출시되지 않은 작품도 서비스할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