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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 | 빌 플림턴 감독 인터뷰
2001-06-22

“폭력을 극도로 과장하면 유머가 된다”

국내에는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로 알려진 빌 플림턴은 독창적인 유머 감각으로 성인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미국의 독립애니메이터.

잡지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로 출발한 그는 <롤링스톤> <뉴욕타임스> 등 유수의 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75년부터

<소호 위클리 뉴스>에 그린 정치풍자만화 <플림툰>으로 인기를 끌었다. 83년부터 단편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당신의 얼굴> <담배를 끊는 25가지 방법> 등 섹스와 폭력을 과장된 유머로 비튼 엽기적인 상상력을 펜선이 강한 만화적인

그림체에 담아 보여줬다. 2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었다는 <돌연변이 외계인>은 그의 4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지구에서 방출된 동물들과

우주비행사가 그들의 변종인 2세대들과 함께 자신을 몰아낸 권력층에 복수를 시도하는 기상천외한 코미디물이다.

지구가 배출한 외계인, 그것도 사람과 동물 사이에 난 돌연변이라니 발상이 재미있다.

+ 그렇다. 잡지에서 방사선 실험체로 쓰였다가 우주선에 실려 방출된 강아지

사진을 보다가 떠올린 생각이다. 그 불쌍한 개가 아직 우주에 있겠지, 토끼, 쥐 등등 다른 많은 동물들도. 그리고 아마도 그렇게 버려진 것에

화가 나 있을 거라고. 그들이 만나서 이종교배하고 그 자녀들이 군대를 이룬다면 어떨까. 동물들이 스스로 조직해내기는 힘들 테니까 사람, 우주비행사를

집어넣은 거다. 기본적으로는 탐욕과 권력의 남용에 대한 것이다.

아주 저예산에, 전통적인 셀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몇명이 얼마간 작업했나.

20∼30여명이 2년 반쯤 걸려서 만들었다. 저예산이어서 사람을 많이 쓸 수 없었다. 난 혼자 일을 많이 한다. 프로듀서도 하고, 배경,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등등. 불평하려는 건 아니다. 그건 나에게 재미니까. 힘든 건 영화를 파는 부분이다. 돈을 회수하는 것. 내 단편들은

돈도 벌었는데, 장편은 <몬도 플림턴> 1편을 제외하면 다 적자이다.

<돌연변이 외계인>은 물론 당신의 작품들은 섹스와 폭력을 과장해 극단적인 유머를 끌어내는 식이다. 그걸 즐기는 사람만큼이나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나.

+ 사실이다. 내가 변태적이라거나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난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다. 폭력적인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고, 코미디를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폭력과 연결된 유머의 역사가 있다. 버스터 키튼,

막스 형제, 스리 스투지스 등등. 뭔지는 모르지만 폭력에는 뭔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폭력을 극도로 과장한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폭력, 초현실적인 것으로 그려 폭력을 넘어선 유머가 되도록 말이다. 미국에서는 폭력보다 섹스를 문제삼는다. 아이들이 뭔가 성적인 것을

보며 자라는 걸 바라지 않는다. 웃기는 일이지만. 섹스는 건강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것 아닌가.

앞으로의 계획은? 만화적인 스타일을 바꿔볼 생각이 있나.

+ 다음 작품은 미국의 50∼60년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그때는 머리를

부풀리고 높이는 게 인기있고 섹시한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머리를 이용한 성적인 상징에다 <캐리>처럼 결말이 아주 폭력적이고 섬뜩한

영화가 될 것이다. 그림은 좀더 양식화되고 세련된 만화 스타일이 될 거고. 새 영화에서는 돈이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을 좀더 구해서 한

2년 안에 끝낼 수 있게. 하지만 누군가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통제를 받고, 소유권을 넘겨줘야 한다는 거다. 난 내 영화를 갖고, 내가 컨트롤하고

싶다. 컨트롤을 원하냐 돈을 원하냐, 자유냐 돈이냐. 난 자유쪽이다. (웃음)

▶ 2001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 <아빠와

딸> 미하일 두독 드 비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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