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사람들
KBS <독립영화관> 프로듀서 김형호
사진 오계옥김도훈 2004-12-30

“독립영화의 시각을 넓히고 싶다”

‘아시아영화 특별전’ 준비하는 KBS <독립영화관> 프로듀서 김형호

매주 금요일 밤 12시55분이라는 시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진솔한 미덕을 보여주었던 KBS의 <독립영화관>이 지금 자그마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1월7일부터 5주 연속으로 방영되는 ‘아시아영화 특별전’(이란영화 <대결>, 홍콩영화 <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 베트남영화 <버팔로 보이>, 인도영화 <검은 금요일>, 몽골영화 <우르가>)이 그 시작을 알리는 첫 스퍼트다. 2005년 KBS <독립영화관>의 새로운 움직임을 도모하고 있는 김형호 프로듀서를 만나 그 변화를 감지해보았다.

-<독립영화관>이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시청률은 어떤가.

=시청률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창문 역할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독립 영화인들에게 소정의 방송권료를 주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일을 하는 것에서도 보람을 느낀다. 물론 방송이라 시간적 제약이 있다는 아쉬움은 늘 있다.

-‘아시아영화 특별전’을 편성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아시아영화를 시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국내에서 개봉되는 일도 흔치 않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그래서 작가, PD, FD까지 전 제작진이 부산국제영화제로 내려가 상영 중인 모든 아시아영화를 다 보고 판권을 구입했다. 하루종일 영화보고, 밤엔 술마시고, 또 아침엔 영화보고…. (웃음)

-특별히 다섯편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이었나.

=각 나라의 특성과 전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시스템이 지원하지 못하는 것을 몸 하나로 꿰뚫는 영화들을 보면서 역동적인 힘을 느꼈다.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나태하게 흘러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판권을 구입하는 것이 순조롭진 않았을 것 같은데.

=사실 인기있는 아시아영화들은 미국과 홍콩을 통해서 배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영화들은 배급권을 찾지 못해 고민 중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제시한 가격에도 선뜻 승낙을 했다.

-<독립영화관>에서 이같은 기획상영을 하는 이유는.

=4년 전 <독립영화관>을 시작했을 때는 그전에 만들어진 풍부한 콘텐츠를 마음껏 이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총알이 떨어진 상태다. 그래서 기획상영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보고 싶었다. 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 모든 대륙으로부터 다양한 기획상영을 위한 콘텐츠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나. 작품들을 찾기 위해 해외영화제에도 많이 나가볼 생각이다. 결과적으로는 한국 독립 영화인들의 시각을 넓히는 데 보탬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많은 독립영화들이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되었는데, 최근의 한국 독립영화 경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소재나 주제에서 상상력이 좀 부족하고 여전히 정치적인 발언들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쉽다. 자신의 작품세계 자체를 고민하는 사람이 부족한 것 같은데, 한국의 독립 영화계에 필요한 것은 지금보다도 더 풍부한 작가주의 영화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