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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영등위원장 사퇴
이영진 2005-01-10

뇌물 사건에 도의적 책임… 3기 영등위 조기구성 여부 관심

김수용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위원장이 임기를 5개월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결정은 조명현 전 영등위 감사가 게임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아 지난해 12월16일 검찰에 구속 기소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지난해 온라인게임물소위원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두곳의 게임업체로부터 1억3천만원을 받고 아케이드게임소위원회에 심의가 빨리 통과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월3일,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신을 영등위 위원장으로 추천한 대한민국예술원에 위원장직을 더이상 수행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현재는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 1999년부터 연임하며 5년 반 동안 등급위를 이끌어온 김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뇌물수수건과 관련하여 영등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나라도 그만두지 않으면 다른 위원들이 그만두겠다고 할 것 같았다. 이 경우 영등위 업무가 마비될 수 있고 그걸 막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로부터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뭐라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다시 복귀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사퇴한다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이 해결되진 않겠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한 측면도 있다”면서 “당분간은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조씨 사건과 관련하여 게임업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위는 1월4일 전체회의를 열고 규정에 따라 21C여성미디어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이경순 부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대행하게 됐다. 이경순 위원장 직무대행은 1월11일 두 번째 회의를 갖고 소위원회 조정 등의 문제를 위원들과 상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등급위는 위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새 위원장을 호선하게 되고, 새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남은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채 몇달 남지 않았으니 3기 영등위가 앞당겨서 구성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가능하지만 영등위 관계자들은 여러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는 등 단시간에 위원 구성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1929년생으로 (1958)로 데뷔한 뒤 등을 내놓으며 유현목, 김기영, 이만희 등과 함께 1960, 70년대 한국영화를 이끌었던 감독. 109번째 작품 (1999)을 내놓은 뒤에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하고 등급분류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향적인 기구를 만들겠다”는 DJ 정부의 의지에 힘입어 만들어진 영등위의 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영등위 심의결과 에 등급보류, 에 제한상영가 등급이 내려졌을 때는 영화계 안팎으로부터 “검열과 다름없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