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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새 식구
2001-07-03

아카데미상 장편애니메이션부문 신설

할리우드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가 지난 6월25일 오스카상에 장편애니메이션부문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9개월 만에, 상의 신설을 승인하고 후보 자격여건과 운영세칙을 결정했다.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단편애니메이션상만 시상해왔다. 오스카에 새로운 상이 생긴 것은 1981년 최우수 메이크업상과 기술분야 공헌을 기리는 고든 E. 소여 명예상이 신설된 이래 처음 있는 일.

아카데미는 4년 전부터 장편애니메이션상의 수여를 논의해왔으나 디즈니가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매년 기계적인 후보지명과 똑같은 스튜디오의 수상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결정을 미뤄왔다. 아카데미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존 파블릭은 “근년 들어 여러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면서 최고 10편을 헤아릴 만큼 애니메이션 제작편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하고, 진정한 의미의 경쟁이 가능해진 상황을 새로운 부문 설립의 배경으로 밝혔다.

그러나 장편애니메이션이 오스카 트로피를 받는 데에는 조건이 따른다. 25일 발표된 세칙에 따르면, 우선 장편애니메이션부문은 8편 이상의 해당 영화가 개봉된 해에만 운영된다. 또 후보 자격을 갖기 위해 해당 영화는 상영시간이 70분 이상이어야 하고 완성작의 최소 75%가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져야 하며 영화 속 주요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이어야 한다. 이런 자격을 12월에 열리는 위원회에서 인정받은 영화들은 자동적으로 오스카 다른 부문의 후보지명 조건도 갖추게 된다. 이로써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선전하고 있는 <슈렉>과 디즈니의 2001년 장편 <아틀란티스>, 게임을 원작으로 한 <파이널 판타지>는 흥행과 캐릭터 사업의 수익 외에 명예를 꿈꿀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아카데미는 엄격해진 시상원칙도 발표했다. 새 규칙에 따르면 제작자로 표시된 스튜디오 간부나 매니저는 실질적 프로듀서 기능을 전적으로 수행하지 않는 한, 작품상 후보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최근 할리우드 고용협상에서 대두된, “고용계약자가 작업한 영화가 해당 전문분야의 오스카 후보에 오를 경우 무조건 계약자가 후보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아카데미 브루스 데이비스 집행위원장은 “아카데미는 크레디트를 부여하고 공유하는 어떤 외부계약과 협정에도 구속받지 않으며 상 자체의 목적을 위해 스스로 크레디트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재천명했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