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What's Up] 몬트리올은 영화제 전쟁중
박은영 2005-02-23

하델른과 로직이 이끄는 2개 국제영화제가 치열한 주도권 다툼

몬트리올세계영화제

지난 2월9일 모리츠 데 하델른을 수장으로 한 몬트리올국제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s de Montreal, 이하 FIFM)가 출범하면서, 몬트리올 지역이 시끄러워졌다. 몬트리올에는 이미 또 다른 국제영화제인 몬트리올세계영화제(Montreal World Fil Festival, 이하 MWFF)와 34년 역사의 누보시네마영화제(Festival du Nouveau Cinema)가 이어져왔던 터라, 3개의 영화제가 경쟁하는 양상이 되어버린 것. 문제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퀘벡주 정부와 관계가 악화된 MWFF는 정부지원금이 끊기면서 쇠락하고 있고, 누보시네마의 위원장인 다니엘 랑글루아도 FIFM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FIFM이 주정부의 물심양면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 부상한 FIFM은 기존의 MWFF에 불만을 품고 있던 퀘벡주 정부와 후원사인 텔레필름 캐나다가 ‘대안’격으로 창설한 영화제. 베를린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거친 모리츠 데 하델른을 영입한 것 또한 그들의 아이디어였다. 하루아침에 막강한 라이벌을 만나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러야 하는 MWFF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MWFF를 운영하는 세르지 로직은 FIFM의 리더인 하델른을 맹공하고 나섰다. 하델른이 이란의 테헤란영화제의 창설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악연에는 역사가 있다. 2003년 하델른이 베니스영화제에 몸담고 있을 당시, 매년 9월에 열리던 MWFF가 8월 말로 일정을 당겨 잡아, 베니스 및 토론토영화제와 오버랩되었고, 이 때문에 하델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바 있다. 이후 MWFF는 세계영화제작자연맹에서 공인 자격을 박탈당하는 수난을 겪었고, 이를 하델른이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을 품어왔다.

8월25일부터 9월5일까지 열리는 MWFF, 10월1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FIFM, 한 지역에서 두개의 국제영화제가 잡음과 사고없이 치러지긴 불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