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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돌연 촬영 연기 발표한 <유칼립투스>, 진짜 원인은?
문석 2005-03-03

시나리오는 완벽했다잖아

러셀 크로

독립영화 또는 저예산영화에 대스타가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기만 한 걸까. 최근 촬영이 무기 연기된 <유칼립투스>의 사례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칼립투스>는 침체된 호주영화의 재도약을 위해 러셀 크로니콜 키드먼이 매우 적은 개런티로 출연키로 했다는 점 때문에 화제가 됐던 프로젝트. 1800만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이 영화에서 크로는 20만달러 조금 넘는 금액을 받는 대신 이그재큐티브 프로듀서라는 지위를 갖고 영화 전반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인 폭스 서치라이트는 크랭크인을 불과 사흘 앞둔 2월11일 돌연 무기 연기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수백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세트는 무용지물이 됐고, 80여명의 스탭들은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했다.

서치라이트가 내세운 공식 이유는 “시나리오가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 서치라이트는 이번 결정이 자사뿐 아니라 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 조슬린 무어하우스와 두명의 스타, 프로듀서 모두의 ‘집단적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촬영을 코앞에 두고 시나리오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인 탓에 궁색한 변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호주 언론들은 크로와 무어하우스가 줄곧 영화를 놓고 대립해왔다는 점을 들어 크로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신문은 크로가 감독에게 시나리오에서 자신의 비중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이 이번 사태의 빌미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출연할 예정이던 휴고 위빙 또한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시나리오가 완벽하다고 본다. 서치라이트는 크로가 시나리오의 특정 부분을 고칠 것을 주장했다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다고 말했다. 스스로 물러난 무어하우스 대신 크로가 직접 이 영화를 연출할 것이라는 주장이 호주 언론을 타고 있는 가운데, 크로는 브루스 베레스퍼드나 프레드 스케피시를 감독으로 원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독립영화에 출연하겠다는 스타에겐 감독에 대한 충성 서약을 요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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