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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전성기의 쿠바영화 탐색, <내 이름은 쿠바>

EBS 3월5일(토) 밤 11시

1959년 쿠바혁명 이후 쿠바영화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1961년에 만들어진 쿠바영화 예술 및 영화산업기구는 최고의 시설을 확보하고 영화 제작진을 훈련하기 위해 각지에서 영화감독을 초청했다. 영화예술 및 영화산업기구, 즉 ICAIC는 쿠바의 영화제작을 늘렸을 뿐 아니라 창작자들에게 특정 규율을 강제하지 않음으로써 예술적 성공을 가져오는 데 도움을 줬다고 전해진다. 예컨대 ICAIC의 창립 멤버이기도 했던 산티아고 알바레즈는, 쿠바 영화사상 미학적으로 가장 대담했던 영화감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내 이름은 쿠바>는 1960년대 쿠바영화에서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며 스타일적으로 수려한 작품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내 이름은 쿠바>는 바티스타 정권이 몰락하고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기 전까지 쿠바의 현실을 포착하고 있다. 도심의 클럽, 인적이 닿지 않는 오지까지 쿠바의 모습을 담아내며 당시 쿠바의 정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영웅 카스트로를 묘사한다. <내 이름은 쿠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중간에서 서성이는 듯하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더이상 침묵에 동조하지 않고, 혁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패하고 사악한 경찰을 암살하려는 어느 청년의 이야기로 접어들면서 <내 이름은 쿠바>는 본격적인 정치영화로서 각인된다. 혁명의 기운을 스케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에피소드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중간에는 여성의 내레이션이 끼어들기도 하며 흥겨운 민속음악이 깔린다. “내 이름은 쿠바”로 시작되는 내레이션은 영화의 산만함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내 이름은 쿠바>에서 기억할 만한 것은 영화 촬영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길게 찍기로 일관하는 영화의 흐름은 흑백영상에 어울리면서 초현실적 분위기를 작품에 부여한다. 1960년대 영화로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 있을 정도로, 영화 속 촬영은 당시 이 작품에 적지 않은 제작비가 들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장면이 여럿 있다.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은 1920년대 이후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영화 일을 전전했다. 그는 여러 작품을 통해 독특한 서정이 넘치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보여주었으며 세계대전 당시 공군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두루미가 뜰 때면>(1957), <부치지 않은 편지>(1959), <내 이름은 쿠바>(1964) 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칼라토조프 감독은 정치색이 짙은 영화뿐 아니라 1970년대엔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까지 손댔던 인물이기도 했다. EBS 3월 ‘쿠바영화 특별전’ 첫 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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