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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밍량 <떠다니는 구름> 성적 표현 수위에 따른 검열 삭제 논란
이종도 2005-03-09

가위손의 유령은 대만에도…

제5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비롯해 세개의 트로피를 안은 차이밍량 감독의 <떠다니는 구름>이 정작 고국 대만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이 영화의 공식 상영을 잠정적으로 금지했다.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검열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차이밍량은 “대만사회는 열려 있는 융통성 있는 사회이며 검열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그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영화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만 홍보처는 처음엔 <떠다니는 구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된 프린트에서 전면 누드와 외설적인 섹스신, 그리고 자위장면 등이 새로이 추가되어 상영되었다며 이후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명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포르노 배우로 나오는 이강생이 의사로 분해 간호사와 관계를 갖는 첫 장면, 그리고 이강생이 발기를 위해 포르노 잡지를 보며 자위를 하는 장면 등이 대만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음모 노출과 대담하고 실험적인 카메라 사용도 이런 반감을 부추겼을 것이다. 정부쪽은 영상심의위원회에 이 영화를 제출하여 검열과 삭제장면을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차이밍량은 단호하다. “한 장면도 자를 수 없으며 영화가 온전히 상영되지 않는다면 대만에서 상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만은 여전히 보수적인 사회이며 영화는 대중적 가치와 도덕에 상응해야 한다. 예술적 자유와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며 검열없는 상영은 불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들이 포르노영화에 은곰상을 준 것인지, 대만 정부가 전통의 국제영화제보다 좀더 권위있는 예술적 혜안이 있는 것인지는 더 두고봐야 할 듯하다. 확실한 건 대만과 한국은 여전히 법이 예술의 표현한계를 정할 수 있으며 작품의 일부도 얼마든지 잘라낼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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