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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야스와 장만옥과의 특별한 만남, <클린>
조성효 2005-03-11

<장만옥의 이마베프>에는 장만옥이 <동방삼협>을 찍고 프랑스로 건너온 홍콩 배우 장만옥으로 출연한다. 여기서 비달 감독(장 피에르 레오)의 자리를 넘겨받은 미라노 감독은 “이마 베프는 파리다”라며 절대로 홍콩 배우에게 배역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그녀는 아방가르드적 엔딩을 통해 결국 파리의 밤을 훔쳐버리고 만다. <클린>에서의 장만옥은 비록 자기 자신은 아니지만 그녀를 염두에 두고 쓴 아사야스의 각본으로 분리가 힘들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보인다. 그녀는 실제 자신이 생활해온 나라들에서 중국어, 영어는 물론이고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노래까지 부르며 세계인이 된다.

<클린>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것은 브라이언 이노의 전자음악이다. 근데 이 음악이 최초로 사용된 영화는 다큐멘터리 <포 올 맨카인드>(For All Mankind)에서였다. 만일 <클린>과 <포 올 맨카인드>를 연관시킨 사람이 있다면 음악만 듣고도 장만옥이 달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마약과 음악이라는 이중의 중독을 이겨내고 아들을 위해 어려움 속에서 마지막 용기를 보여주는 에밀리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부록으로는 55분 분량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때문에라도 DVD는 볼 필요가 있다. 아사야스가 바라보는 장만옥 그리고 장만옥이 바라보는 아사야스의 모습이 두 사람의 입을 통해 벗겨진다. 닉 놀테에게와는 달리 자신에겐 감사하단 말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며 전남편인 감독에게 불평하는 장만옥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시대극인 <애정의 운명>에 비해선 초저예산으로 제작되었지만 DVD의 영상과 사운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메뉴화면도 정갈하게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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