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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영화는 1초에 24번 거짓말하는 세상”, <굿바이 레닌>

타이틀 크레딧은 동독의 풍경을 담은 엽서를 활용한 것. 효과적인 것은 물론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고.

<굿바이 레닌>의 DVD에는 2003년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영화답게 2개의 오디오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볼프강 베커 감독의 코멘터리는 상영시간을 빈틈없이 꽉 채운 달변이 돋보인다. 아무래도 십수년 전의 지나간 시대를 그린 작품이니 만큼 고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하도 신경을 쓰다보니까 미술감독이 보여준 완벽하게 재현된 동독 거리가 찍지도 않을 장면을 위해 만든 세트였더라는 꿈 이야기를 할 정도다. <굿바이 레닌>을 흔히 현실을 빗댄 영화라고 하지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와 같은 큐브릭의 말을 인용, 알렉스를 도와 가짜 뉴스를 만드는 데니스라는 캐릭터에서 ‘영화에 관한 영화’를 의도한 감독의 손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데니스의 뉴스 촬영장면에서 ‘감독은 거짓말을 만드는 사람이며, 영화는 1초에 24번이나 거짓말을 하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또 가짜 뉴스(영화 속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흥분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베커 감독의 말은 꽤 기억에 남는다.

주연 다니엘 브륄(알렉스), 카트린 자스(어머니), 플로리안 루카스(데니스)의 세 배우가 참여한 두 번째 코멘터리는, 이미 촬영을 접은 영화에서 벗어난 배우들 때문인지 전자에 비해 숭숭 뚫린 공백이 아쉽다(반면 감독은 작품을 객관적으로 못 보는 상태임을 고백한다). 무엇보다도 촬영과정의 갖가지 사연들과 동독 시절의 추억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좋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당시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 관객에게는 그리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 닭 복장은 감독의 전작 <인생은 공사장>과 <굿바이 레닌>을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리’다.

관객이 많이 궁금해했던 ‘매트릭스 티셔츠’(왼쪽). 소품 실수가 아니라 <매트릭스>나 <트루먼 쇼>가 데니스의 아이디어라는 뒷설정 때문이라나.

통독 당시의 영상자료는 고증은 물론 극중에서 중요한 장치로 활용되기도 했다.

당시 실제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엑스트라로 동원되어 장면의 리얼리티를 높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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