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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카이거, 백제의 설화세계로 날아들다
2001-07-09

도미부인 소재로 한 <몽유도원도>의 감독 맡기로

<황토지>로 5세대의 깃발을, <패왕별희>로 칸의 사랑을 차지했던 중국의 거장 첸카이거 감독이 국내 영화사가 제작하는 시대극 <몽유도원도>의 연출을 맡는다. (주)빅뱅 크리에이티브(대표 이주익)는 지난 7월5일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오는 7월12일 주연배우로 확정된 이정재씨와의 만남 등을 위해 내한한다고 밝혔다. 해당 영화사쪽은 중국어 동시 통역사로도 활동했던 이주익 대표가 평소 친분이 있던 첸카이거 감독에게 연출을 의뢰했으며, 올해 3월 최종 승낙을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나리오 수정중인 <몽유도원도>는 <삼국사기> 속 도미 설화를 소재로 한 최인호의 소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꿈에서 본 아름다운 여인이 충신 도미의 처 아랑임을 알아차린 백제 개로왕이 아랑을 차지하기 위해 도미를 눈멀게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도망치고 개로왕은 전사한다는 내용. <주노명 베이커리>를 연출한 박헌수 감독이 역사적인 골조를 짜맞춰 놓은 시나리오는 현재 <황비홍>을 쓴 중국 작가 장탄이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설화인 만큼 몽환적인 분위기 등이 묻어날 수 있도록 다듬고 있다는 게 제작사쪽 설명이다.

총제작비 80억원 규모로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는 투자자를 물색중이며, 현재로서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50%가량의 자본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을 만들어 잘 알려진 사카모토 류이치도 지난해 내한공연 때 기획안을 전해받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조만간 참여 여부를 알려올 예정. 이정재씨가 맡게 될 역할은 최종 시나리오가 나오는 대로 감독과 상의하에 결정된다. 제작사쪽은 오는 10월 시나리오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장소 물색 등 촬영 준비에 들어가, 내년 2월부터 크랭크인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