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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의 새 CEO에 로버트 아이거 결정
박혜명 2005-03-23

20년 장기집권 진정 끝난 건가

마이클 아이즈너 치하 20년을 지낸 월트 디즈니가 로버트 아이거 현 디즈니 사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OO)를 새 CEO로 결정했다. 차기 경영구도를 놓고 최근 다소 소란한 나날을 보낸 디즈니는 지난 3월13일(현지시각) 이사회 의장 조지 미첼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조지 미첼은 “경험있고 비전을 지닌 인물을 최고경영자로 선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현 CEO 마이클 아이즈너의 퇴진은 애초 예상보다 1년 앞선 오는 9월30일로 확정됐다. 로버트 아이거와 함께 이사회가 고려한 후보는 유력한 차기 CEO로 거론돼온 멕 휘트먼 e베이 사장을 비롯해 피터 셔닌 뉴스코프 COO, 테리 시멜 야후 CEO, 톰 프레스턴과 레슬리 문베스 바이아콤 공동사장 등 모두 외부 인물들. 유일한 내부 인물이었던 로버트 아이거의 차기 CEO 선임은 멕 휘트먼의 후보 자진 사퇴와 함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아이거의 인사와 함께 가장 관심을 불러모으는 대목은 아이거가 아이즈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 마이클 아이즈너는 강한 결단력과 경영 수완으로 사세 확장에 절대적 공헌을 하고 이를 내외적으로 인정받아온 경영자임에 분명하지만, 지난 몇년간 그의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은 회사에 유리한 파트너십을 계속 갈등관계로 몰아가는 실책 또한 낳았다. 1994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부서 최고책임자였던 제프리 카첸버그가 아이즈너와의 불화로 독립했고, 픽사와의 신뢰관계도 무너졌으며, 지난해에는 <화씨 9/11> 배급 거부로 미라맥스의 하비 웨인스타인과의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창업주 가족 및 주주들은 아이즈너의 독단성에 강한 반발심을 표시해왔다.

월트 디즈니의 조카 로이 디즈니는 “아이거는 아이즈너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며 서면을 통해 이사회쪽에 “아이즈너가 아이거를 지지해온 것은 그가 퇴진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로이 디즈니는 그간 아이즈너의 조기 퇴진 압박과 함께 차기 CEO 후보로 멜 카마진 전 바이아콤 사장을 지지해왔다. 반 아이즈너파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아이거의 취임이 현 디즈니의 경영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로버트 아이거는 <ABC> 회장을 지냈으며 1996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2000년부터 디즈니 사장 겸 COO로 재직해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2005년에 주목해야 할 재계 인사 15인’ 중 하나로 아이거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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