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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정신질환 통해 인간 심리 배우는 배우들
오정연 2005-03-23

광인을 알면, 연기가 보인다

<에비에이터>의 하워드 휴스

사람들은 흔히 정신병이 마음의 질병이란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캐릭터들은 종종 그저 기이한 습성을 가진 미치광이로 묘사될 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장된 연기와 과잉된 감정만으로는, 나름의 이유와 체계를 가진 정신질환을 표현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캘리포니아 의대의 ‘신경과학과 인간행동을 위한 세멜 학회’는, 가장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정신병을 그려낸 캐릭터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가 연기한 <에비에이터>의 하워드 휴스를 꼽았다. 다음은 그의 연기에 대한 피터 C. 와이브로 박사의 촌평. “그는 병을 연기한 것이 아니었다. 병이 그의 일부처럼 보였다. 그는 영화 속에서 진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 같았다.” 디카프리오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콩 한쪽 같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강박적으로 위생과 청결에 신경을 쓰는 하워드 휴스의 기행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신질환의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초빙된 강박신경증장애 전문가 제프리 슈바르츠 박사는, 디카프리오뿐 아니라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도 수십번의 만남을 가졌다. 촬영 초반에는 아예 박사의 환자 중 한명이 10여일간 디카프리오 옆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사실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정신질환자의 내면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성격파 배우라면 누구나 꿈꿀 법한 일. 수잔 서랜던, 샘 워터스턴 등 몇몇 배우들은 세멜 학회의 상상 워크숍(Imagination Workshop)에 참여해 실제 환자들과 함께 치료연극을 상연하기도 했다. “내면이 파편화된 인물을 겪어보면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깨달음은 그대로 연기의 기술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워크숍에 참여했던 한 배우는, 이를 통해서 “광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유발한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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