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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영화평을 주시오!
2001-07-09

해외리포트/ 박스

“<스타워즈> 이후 최고의 영화!”

<스타워즈> 이후 최고의 영화라? 어떤 영화일까?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최악의 영화’ 타이틀을 차지한 <배틀필드>의 선전문구다. 이 광고에 속아 가슴을 두근거리며 <배틀필드>를 보러 간 사람들은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러나 항상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영화광고에 의존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아차, 속았구나’ 싶어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아무 소리 못하던 관객이 반기를 들었다. ‘영화광고에 관한 진실을 위한 시민들’이라는 모임이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워너브러더스, 20세기폭스, MGM, 소니, 유니버설, 디즈니, 드림웍스, 라이언스 게이트, 아티잔 등 할리우드의 거의 모든 제작사들이 여기 포함됐다. ‘…시민들’은 제작사가 항공편과 체제비를 모두 부담하는 ‘정킷’이 영화평론가들의 호평을 확보하기 위한 매수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정킷을 다녀온 평론가들의 리뷰는 제작사들이 그 영화의 포스터나 광고에 사용되곤 했다. ‘…시민들’의 변호사 앤서니 소넷은 “제작사들이 평론가들에게 아첨하기 위해 ‘언론사 정킷’을 활용하고는 그 인용문들이 그런 합의의 결과물임을 밝히지 않은 것은 법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민사소송법과 연방통상위원회는 ‘광고는 진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제작사들이 패소한다면, 그들은 그런 호평을 인용한 광고를 보고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가 실망해서 고소장을 제출한 캘리포니아의 모든 관객에게 보상해주어야 할 것이다. 소니의 유령 평론가 사건이 터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어진 이번 소송사태는 영화관객과 평론, 제작사 사이에 새로운 역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조짐으로 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