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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 무삭제 상영 결정
이종도 2005-03-30

논쟁없는 결과에 감독은 오히려 허탈

<떠다니는 구름>

때로는 작가 스스로 검열을 먼저 원할 수도 있다. 이제 영화 후진국 대열에 동참하게 될 대만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작가가 더구나 차이밍량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올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예술공헌상) 등 세개의 트로피를 가져간 <떠다니는 구름>이 대만의 뜨거운 검열 논란 속에서 결국 무삭제 상영으로 결정났다. 그러나 작가는 오히려 상영 금지로 논쟁이 일어나기를 바랐노라고 털어놓았다.

노출 수위만 놓고 보자면 노골적인 전면 누드와 오럴섹스 장면의 향연이라 할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이 대만 영화심의위원회에서 9 대 6으로 통과하면서 영화는 무삭제 원본 그대로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대만 정부 홍보처 담당자는 “우리 사회는 예전보다 더욱 개방됐다. 심의위원회는 감독의 예술적 표현이 존경받을 만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대만에서는 플롯에 필수적이라고 판단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는 한 전면 누드는 상영되지 못한다.

차이밍량은 단 한 장면이라도 검열에 걸린다면 자신의 신작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심의위원회는 성인관람 등급으로 심의를 통과시켰다. 차이밍량은 “사람들은 내가 관객을 자극하는 걸 즐긴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다만 내 영화에 대해 관객이 반응을 해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그들이 자극을 받든 감동을 받든 불편해 하든 말이다. 관객이 늘어져서 편하게 본 다음에 자신이 뭘 본지도 모르는 그런 영화를 만들기는 싫다”고 말했다.

1960년대의 유행가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그러나 감독의 기대와는 반대로, 섹스장면만 질펀할 뿐 차이밍량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대사가 적고 미니멀리즘적인 접근으로 일관해 많은 관객을 자극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그것이 베니스영화제에서 금사자상을 타고 베를린에서 은곰상을 탄 이 감독에게 정작 금마장상이 돌아가지 않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이밍량은 한 인터뷰에서 관객이 자신의 영화를 보지도 않은 채 싫어한다며 취향의 다양성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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