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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애니메이션 <로봇>의 감독 크리스 웨지와 미술감독 스티브 마티노
글·사진 김도훈 2005-03-31

“당신의 비전을 좇아서 계속 전진하라”

3D애니메이션의 쌍두마차 드림웍스와 픽사를 맹렬히 추격하는 집단이 있다. 2002년 <아이스 에이지>로 성공을 거두었던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가 그들이다. 후발주자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신작 <로봇>은 지난 3월11일 전미 개봉해 주말 동안 365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다. <로봇>은 청운의 꿈을 안고 ‘로봇 시티’로 떠난 로봇 ‘로드니’가 최신형 로봇만을 위한 새로운 도시계획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 지난 3월23일 ‘폭스 빅5 로드쇼’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 감독 크리스 웨지와 미술감독 스티브 마티노는 <로봇>의 주요 장면들을 공개하며 짧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어릴 때 꿈이 뭐였나.

=크리스 웨지 |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12살 때 처음으로 단편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리포트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했으니 그게 내가 할 줄 아는 유일한 것이다.

-로봇 캐릭터들의 디자인은 어디에 중점을 두었나.

=스티브 마티노 | 주인공인 로드니는 무작위로 구성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스프링과 볼트가 제멋대로 튀어나와 있고 양팔이 다른 비대칭성도 있다. 악당인 라쳇은 꽉 끼는 양복을 입은 것처럼 잘 짜맞추어진 외양을 표현하고 싶었다.

-크리스 웨지 | 캐릭터의 이름들도 다 기계부품과 도구들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주요 장면을 보니 다른 영화들에서 인용된 장면들이 보인다.

=스티브 마티노 | <메트로폴리스>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들이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함께 작업한 동료들이 지닌 개인적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가져온 것이다.

-실사보다 애니메이션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크리스 웨지 | 애니메이션 작업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궁리해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이다. 굉장히 고지식한 얼간이 같은(Nerdy) 일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뭔가를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이 작품 속의 로봇 시티를 창조하고 나서는 스스로도 놀라고 기뻤다. 애니메이션은 현실의 제약조건들에 발목을 잡힐 필요가 없지 않나.

-한국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나.

=크리스 웨지 | 미국 TV에서 방영되는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한국에서 작업을 거친 것들이다. 2002년에 <마리 이야기>를 봤다. 아름답고 마법 같은 영화이며 미국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스카 후보에 오른 박세종의 <버스데이 보이>도 봤다. 전에 내가 만들었던 단편 <버니>와 비슷한 것에 애착을 느꼈다.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 산업이 더욱 부흥하길 바란다. 비전을 좇아서 계속 전진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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