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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두편의 공포영화, <진혼곡> <술래잡기>

<KBS1> 5월5일(목) 밤 12시55분

봄 개편을 맞아 <독립영화관>이 매주 목요일 밤 방송된다. 이번주는 두편의 공포영화이다. 세개의 단편이 엮여 있는 장건재 감독의 <진혼곡>은 엘리베이터와 귀신을 불러오는 ‘분신사바 게임’,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TV 등 닫힌 공간과 특정 소도구를 이용해서 반복되는 공포의 고리를 보여주지만, 그닥 새롭거나 참신한 표현이 등장하진 않는다. 그런데 공포가 익히 아는 이야기들의 변주에서 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긴장을 자아내는 연출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형락 감독의 <술래잡기>는 강간당한 여교수가 범인을 착각하는 데서 오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가해자라고 확신했던 사람에게 쫓기는 교수의 공포와 반대로 자신의 비밀이 드러날까봐 쫓는 자가 된 남자의 불안이 대비되어 표현된다. 위기의 끝에서 맞부딪친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모두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관객에겐 그들의 미묘한 안도감이 불쾌함을 전해준다. 결국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 영화는 모두가 술래였음을 밝히는데,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는 교수와 여성을 성적 대상화화하는 남자들의 무언의 공모가 드러난다. 점점 장르의 규칙을 흉내내는 단편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주류영화의 장르를 비틀거나 넘어서는 패기를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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