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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1] - 심사평
2005-05-17

가자, 스크린 속으로!

제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 발표, 당선작은 박대민의 <공중곡예사>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예년에 비해 200여편이 늘어난 총 600여편의 작품이 수상을 놓고 격전을 벌였다. 그중 박대민의 <공중곡예사>가 당선작으로, 조창열의 <날개, 1980>과 이경의의 <원더풀 나이트>가 각각 가작으로 뽑혔다. <공중곡예사>는 구한말 한 살인사건을 추적해가는 조선 탐정 이야기를 주축으로 한 역사 추리물이고, <날개, 1980>은 폭정의 시대에 형사로 일했던 자의 쓰라린 후회와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 여인과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 <원더풀 나이트>는 결혼을 앞둔 한 여자가 갑자기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유쾌한 로맨틱 스토리다. 심사를 맡은 권칠인 감독은 코미디가 약세를 보이는 대신 스릴러와 멜로가 강세를 보이고, 특히 역사와 허구를 뒤섞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른바 ‘팩션’ 작품이 많았음을 올해의 주요 경향으로 꼽았다.

<공중곡예사>, 소재와 완성도 모두 발군!

심사위원 권칠인/ 감독·<싱글즈>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신예 작가들의 열띤 호응을 받아온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이 제7회를 맞이한 올해도 예년보다 200여편이나 많은 시나리오가 응모돼 총 600여편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예년과 다름없이 대부분의 출품작은 장르적으로는 멜로와 스릴러가 대부분이었고, 코미디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멜로물은 어려운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밝고 따뜻한 내용보다는 고아, 전과자,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암담한 현실에 대한 복수, 비극적 엔딩 등 전체적으로 어둡고 진지한 테마가 주로 다뤄졌다.

소재면에선 양만춘, 이중섭, 명성황후, 좀비, 흡혈귀, 외계인, 악마 등 실존 인물들과 판타지를 넘나들었고, 또한 눈에 띄는 경향은 지난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 같은 팩션(faction), 즉 역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독특한 시나리오들도 많았지만 아이디어와 컨셉에 비해 영화적 완결성이 많이 부족했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영화화의 가능성이었으며, 소재의 참신성과 시나리오의 구성력과 완결성 또한 중요한 선별 기준이었다. 응모작 중에서 최종까지 경합을 벌인 것은 박대민의 <공중곡예사>, 조창열의 <날개, 1980>, 이경의의 <원더풀 나이트>였다.

그중 당선작인 박대민의 <공중곡예사>는 예심부터 응모작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소재와 완성도로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었고, 1910년 대한제국 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 이야기의 흥미를 유발했다. 그러나 스릴러가 가지는 장르적 특성상 후반부 사건의 무게에 중점을 두어 주인공의 활약이 약화돼 극적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가작 조창열의 <날개, 1980>은 선 굵은 멜로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캐릭터와 완결성은 뛰어났지만 중·후반부 상투적 이야기 구성이 극적 재미를 떨어뜨려 아쉬웠다. 또 한편의 가작 이경의의 <원더풀 나이트>는 참신성과 극적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이야기를 엮어가는 재미와 톡톡 튀는 에피소드가 유쾌한 작품이었다.

올해도 신예 작가들의 수백편의 작품을 대하며 재능있는 신예작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 뿌듯했다.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들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