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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신> vs <가발> [1]
2005-05-24

무서운 영화의 뜨거운 현장 <분홍신> vs <가발>

네 이웃의 물건을 탐하지 말라!

<분홍신>과 <가발>은 한 다발의 기획서 뭉치가 잉태한 여름 한철용 공포영화다. 여자주인공이 ‘분홍신’과 ‘가발’을 주워오면서 공포가 시작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두 작품에서 기획영화 이상의 가능성을 본다면, 그건 김용균과 원신연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인물의 감정선을 정밀묘사하듯이 그려냈던 <와니와 준하>(2003)의 김용균 감독은 <분홍신>이라는 잔혹동화를 빚어내고 있고, 철로 위에서 죽음을 바라는 철도노동자의 삶을 담아낸 단편영화 <빵과 우유>(2003)의 원신연 감독은 슬픈 멜로 같은 괴기담 <가발>을 만들고 있다. 도통 공포영화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감독들이 낯선 장르에 뛰어들어 만들어가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현장에서 지켜본 김용균과 원신연의 도전은, 비슷한 동시에 대단히 상반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7월 개봉을 앞둔 두 편의 공포영화가 속삭여주는 비밀스러운 현장기를 여기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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