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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의 상상력이 즐겁다, <69 식스티나인>
ibuti 2005-06-10

1968년 1월, 미국의 원자력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일본 사세보항에 정박하려 하자 전학련 등 4만명의 시위대가 집결, 저항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사세보항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69>는 풋풋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이 녀석들, 혁명이 뭔지 모른다(나도 모른다). 그러나 녀석들, 혁명을 꾀한다. 뛰어다니고 농을 걸고 장난치는 그들에겐 혁명도 유희다. 희망과 분노를 품고 모든 권위에 도전하는 게 혁명이라면 선생의 뒤통수를 치고, 우중충한 집단주의에 불꽃을 던지며, 자유의 축제를 스스로 여는 그들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오프닝 크레딧에 나오듯 모두들 유성기판 위에서 맴도는 존재처럼 보였으나, 그들은 어느새인가 중심부로 다가가고 있었다. 1969년에 태어나지도 않은 감독과 각본가, 배우들이 만든 <69>는 회고 취향의 <몽상가들>에 침을 뱉는다. 그들은 혁명과 꿈을 자기들의 방식으로 창조했으며, 1969년은 경쾌하고 역동적인 시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로큰롤을 쾌락으로 간주했던 1968의 혁명가들은 저주할 이야기지만, <69>에 등장하는 시대와 낭만의 온갖 징표는 대책 없이 빠져들 만한 것들이다. 순수한 녀석들의 모습 앞에서 내내 흥겨운 휘파람을 불었던 나는 결국 주인공의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즐기는 게 이기는 것이다.’

DVD의 부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요란한 분위기를 맞볼 양이면 무대인사 영상이 좋겠고, 원작자와 제작진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면 물경 50분에 이르는 인터뷰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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