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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빌 게이츠, 할리우드까지 노리나?
박은영 2005-07-08

게임 <헤일로> 영화화 계약 두고, MS의 무리한 요구에 할리우드 발끈

게임 <헤일로> 스크린샷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박스용 게임 <헤일로> 영화화 계약 과정에 할리우드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디오게임을 영화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MS의 할리우드 첫 나들이인 만큼 할리우드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그런데 MS가 영화 제작·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창작권을 독점하겠다고 주장해, 한달 가까이 잡음이 터져나왔다. 문제는 할리우드의 텃세일까, 실리콘밸리의 오만일까.

MS의 <헤일로> 시리즈는 인기 우주 전투 게임으로, 특히 <헤일로2>는 출시 첫날 미국에서만 1억2500만달러를 벌어들인 히트작. <헤일로3>를 준비하던 MS에서는 좀더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로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영화를 기획했다. <28일후…>의 작가 알렉스 갈란드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 각본 작업을 맡겼고, 이들이 쓴 각본을 지난 6월 초 스튜디오에 전달한 것. 영화화 의향이 있던 스튜디오들은 MS가 내건 계약 조건에 주춤했다. 판권료 1천만달러, 매표수익의 15%, 배우와 감독 승인 권한, 대사와 캐릭터 수정 불가, 프리미어 참석을 위한 퍼스트클래스 항공 티켓 60장, 영화 불만족시 위자료 1천만달러 지급 등을 요구한 것이다. 이 소문에 할리우드에서는 “엑셀 업그레이드에 능할 뿐 영화 창작력이 없는 이들이, 영화 제작을 좌우하려 든다”는 불만이 퍼져나갔고, MS에서는 “우리 모두 좋은 영화가 나오길 바라는 것뿐”이라고 응수했다. 결국 폭스와 유니버설이 <헤일로>의 영화화 작업을 진행하게 됐는데, MS는 애초 요구에서 약간 후퇴하는 선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그간 ‘할리우드의 우군’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해적판 방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 케이블과 비디오게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헤일로>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콜럼비아픽처스의 간부를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MS에 영화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와 비디오게임을 팔려는 수단일 뿐이다. 영화 제작 공정의 디지털화로 인해 MS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할리우드에서 MS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