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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총은 여자의 화장품 같은 것
2001-07-19

“왜 경쟁작에 초대되었다고 생각하시죠?” “음… 좋은영화이기 때문이죠.” 질문도 대답도 간단했다. 배우라면 모를까 감독으로 관객을 만나는 자리가 어색했는지 1974년 생의 어린 감독은 그다지 긴 대답을 늘어놓진 않았다. 엽기적인 제목이 넘쳐나는 부천영화제에서 보기드물게 ‘로맨틱’한 제목을 달고있는 <히어로즈 인 러브> 중 두번째 에피소드 ‘My beloved’의 감독인 풍덕륜은 <젠 엑스 캅> <천선지연> <십이야> 등에 출연했던 홍콩의 아이돌 스타.

18일 오전 11시 상영 후 가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다른 감독들을 대신해 참석한 풍덕륜은 <젠 엑스 캅>에서 함께 출연했고 이번 영화를 공동연출한 사정봉과의 작업에 대해 “처음부터 우린 좋은 친구였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적 접근방식이나 일의 나눔에 대해 미리 충분히 상의했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3개의 상자 속에 담긴 여자와 여자, 남자와 사물 그리고 여자와 남자의 사랑을 하나로 묶은 <히어로즈 인 러브>는 스토리텔링보다는 음악과 영상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풍덕륜이 연출한 ‘My beloved’는 총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마음에 드는 총을 만나면 사지않고 못배기는 피자 배달 소년의 일탈을 보여준다. “왜 총인가”라는 의문에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홍콩의 남자들은 인생에서 어느 한 순간은 총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보인다. 그건 여성이 화장품이나 신발에 집착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진행을 맡은 송유진 프로그래머는 “<히어로즈 인 러브>는 옴니버스 구성도 독특했고 배우, 사진작가, DJ등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만든 영화라 흥미로왔다”며 부천초이스 경쟁작으로 초청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3개의 에피소드의 클립들을 모아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한 4번째 에피소드 ‘TBC’에 대해 “사족이 아니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프로듀서인 잔 람브가 모아서 재편집한 것이라 잘 모르겠다. 나는 실제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백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