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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세트에 주목하라
2001-07-20

골목 깊숙한 곳까지 완벽하게!

이 영화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프로덕션 디자인이다. 가상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므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적인 공간과 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근미래라는 시간적 조건과 일본과의 친근성을 고려해 꾸며져야 하므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특수효과와 미니어처를 제외한 미술과 의상 등 모든 시각적인 요소를 책임져야 했던 김기철 프로덕션 슈퍼바이저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때문에 그는 일본에 가 곳곳의 사진을 찍기도 했고, 이토회관과 JBI본부 세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권위적인 느낌을 주는 건물에 관해 연구하기도 했다. 38개의 세트를 지어야 했던 여균동 감독의 <멘>으로 데뷔, <비트> <태양은 없다> <시월애> 등을 통해 도시적인 느낌의 밑그림을 만들어낸 그는 “이번 영화처럼 대형 세트를 여러 개 만든 적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영화 초반 관객들을 몰입시켜야 하는 이토회관 세트는 화려하면서도 장중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제작비 3억을 들여야 했다. 이어서 지어진 JBI 본부 세트 역시 2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화물선 내부, 후레이센진의 아지트 등 세트 제작에 든 돈만 해도 10억원이 넘는다. 거기에 PPL로 협찬받은 물품비용까지 치면 1억원 정도가 더 들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양수리 서울 종합촬영소의 가장 큰 세트장인 제 1세트를 6개월 가량 임대하고 있어 종촬소가 생긴 이래 장기임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영화의 미술작업은 선이 굵은 듯 하면서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쓴 느낌을 준다. 부산 중앙동 일본풍 거리 장면에서도 일본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자잘한 전단이라든가 일본 식당의 메뉴표 같은 소품들을 카메라 앵글에 ‘절대로’ 들어오지 않을 골목 깊숙한 곳까지 채워넣은 것으로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의상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JBI 요원들의 근무복이다. 특히 SWAT팀의 의상은 FBI 팀의 의상을 연상케 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줘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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