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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새로운 언어로 표현된 전쟁, <프라이빗>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 가족의 위험한 동거 그려

다큐멘터리 작가 출신 사베리오 코스탄조의 극영화 데뷔작 <프라이빗>이 최근 이탈리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대인 마을과 아랍 마을 중간쯤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빌라를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스라엘 무장 군인의 침입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집의 가장은 “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라며 피난 가기를 거부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평소처럼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한다. 이스라엘 군인에 이층을 내준 채로, 팔레스타인 가족은 담담히 생활해나간다. 감독은 우연히 알게 된 팔레스타인 가족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들 가족은 14년 동안 이스라엘 군인과 대치하며 동거하고 있었다. 정말 영화 같은 삶이었다. 그들의 경건한 삶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조금만 다쳐도 아파하고 상처 입는 도시인의 삶에 익숙한 나로서는 새로운 삶의 교훈이었다.” 코스탄조 감독은 난니 모레티가 주최하는 신인감독 초대전 성격의 ‘빔비벨리’(bimbi belli)에 초대되기도 했다. 난니 모레티는 코스탄조와 가진 공개 토론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국의 배우와 함께 일한 경험,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너무 불안하다”며 자리를 뜨는 관객이 있었을 만큼 심하게 흔들리던 카메라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코스탄조는 다큐멘터리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폭탄세례를 표현하지 않으면서 충격을 주는 기법”으로 흔들리는 카메라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프라이빗>은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을 받으며 “전쟁을 새로운 언어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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