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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존폐 위기에 처한 프랑스 소규모 독립극장들

프랑스 독립상영관의 어두운 오늘

독립상영관에서 대부분의 흥행수익을 거둔 영화 <엘리펀트>

1955년 프랑스에는 진보적 성향의 극장주들과 비평가들에 의해 오늘날 전세계 독립극장 운동의 중심축이 된 프랑스 독립상영관협회(AFCAE)가 설립된다. 설립 초기 협회 소속 극장 수는 고작 5개뿐이었지만, 1959년 앙드레 말로 전 문화부 장관의 지지로 공식적인 지위를 갖춘 이후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고 2005년 현재 협회에 가입한 극장 수는 1천개관(2052개 스크린)이 넘는다. 극장 이외에도 20여개의 지자체와 민간협회가 독립상영관협회를 지지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전세계적으로 3천개관 이상이 소속된 국제독립상영관연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UGC’와 ‘Gaumont-MK2’라는 거대 멀티플렉스 극장과 무제한 카드 시스템의 성공으로 프랑스의 소규모 독립극장들 역시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1970년대 지자체의 노력과 지원, 공공성과 문화적 다원성의 명분, 시네클럽운동 등으로 활기를 찾았던 각 지역의 독립상영관들은 오늘날 새로운 성향의 주요 관객층(중산층 샐러리맨)에게는 불편하고 낙후된 극장일 뿐이다. 즉 오늘날 프랑스에서 극장을 찾는 이들은 더이상 제작과 배급 시스템 등 영화 한편을 둘러싼 외적인 요소가 미치는 파급효과엔 관심이 없다. 또한 Gaumont-MK2 같은 멀티플렉스는 흥행작과 더불어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어 시네필들 역시 독립극장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독립극장들은 기존의 접근방식으로는 활로를 찾을 수 없다. 흥행작의 경우 독립극장은 메이저극장이 개봉을 한 뒤 평균 일주일 뒤에 상영을 하고 있다. 파리나 대도시 이외 지역의 주민들은 거리가 가까운 이유로 자기 동네의 독립극장을 찾았지만, 멀티플렉스가 점차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자리잡음으로써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따라서 독립극장은 메이저 배급사를 끼지 않은 고전이나 실험·예술영화 등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 예컨대 구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의 경우, 전체 흥행의 18%가 멀티플렉스에서, 66%가 독립상영관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독립상영관의 생존전략 개발에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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