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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가 톰 베네덱, <…종이 위의 작업들 1982∼2004> 전시회 예정
김도훈 2005-09-15

내 손으로 내 아이의 최후를!

자식들을 총으로 살해한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가. 각본가 톰 베네덱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각본가로 활동했던 톰 베네덱(<프리 윌리> <코쿤> <피노키오의 모험>)이 영화화되지 않은 자신의 각본들에 비정하게 총알을 박아넣었다. 이는 9월 중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의 프랭크 픽처 갤러리에서 열릴 개인전 <작가에 의해 총맞은-종이 위의 작업들 1982∼2004>를 위한 것. 순수 미술가로 활동 중인 그는 지난 22년간 써놓은 미완성 각본들에 총을 쏘고, 그 작업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할 예정이다. 톰 베네덱이 이런 퍼포먼스를 결심한 것은, 미완성 각본으로 가득한 창고에 더이상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 지난해. 그중에는 시드니 폴락을 위한 스릴러도 있고, 마틴 스코시즈를 위해 썼던 이스라엘 스파이에 대한 드라마도 있었다. 각본들의 최후를 기념할 필요를 느낀 그는 “종이다발에 저당잡혀 있는 정신적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살풀이를 거행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전시회 준비에 한창인 그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슬프기도 하다. 종이와 단어들이 총탄에 갈가리 찢겨지는 것을 보고, 그것들의 사진을 찍는 순간, 단어 하나하나를 다시 되감아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시원섭섭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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