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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뮤지컬영화의 선구자, <뮤지컬 42번가>
ibuti 2005-09-30

요즘 관객이 워너에서 1930년대 초반에 제작한 두편의 위대한 뮤지컬영화를 기억하기 위해선 먼길을 거슬러가야 한다. 가장 먼저 기억날 듯싶은 1960년대 뮤지컬의 대작들을 지나면, 1940, 50년대에 아서 프리드 사단이 MGM에서 제작했으며 진 켈리의 역동적인 춤이 인상적인 작품들이 줄줄이 나올 것이며, 다시 조금 더 가보면 프레디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RKO와 함께한 우아한 뮤지컬이 있다. 그리고 그 앞에 선구적인 위치에 놓일 영화로 워너의 <뮤지컬 42번가>와 <1933년의 황금광들>이 드디어 등장한다. 그런데 MGM에서 제작한 <브로드웨이 멜로디>(1929)를 제외하면, <재즈 싱어>(1927) 이후 뮤지컬 장르의 시작을 제대로 알린 워너는 왜 뮤지컬 장르에서 큰 재미를 못 본 것일까.

그런 궁금증이 들 정도로 <뮤지컬 42번가>는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물론 <뮤지컬 42번가>는 이후 변형된 뮤지컬과 많이 다르며, 춤과 노래 양면에서 많이 심심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뮤지컬 42번가>는 사랑에 빠진 두 커플과 주변인들이 꾸며가는 멜로드라마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뮤지컬 42번가>는 왜 중요한 뮤지컬영화로 대접받고 있는 것일까? 초기 뮤지컬은 그 뿌리라고 할 브로드웨이와 보드빌 무대를 재료로 삼았는데, 무대용 뮤지컬의 제작과정을 다룬 <뮤지컬 42번가>는 백스테이지 뮤지컬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남았으며, 후반부를 장식하는 휘황찬란한 공연은 극중 갈등을 전부 해소할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무대 위로 점프한 카메라가 만들어낸 영상은 당시 관객에게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다. 대공황 시절에 만들어진 <뮤지컬 42번가>는 돈과 인간관계가 결부된 쇼비즈니스를 통해 성공의 달콤한 꿈을 선사했다. <뮤지컬 42번가>는 첫 공연을 마친 연출가의 씁쓸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영화를 본 관객은 ‘적당한 운만 있으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대사를 더 기억했을 게다. 실의에 빠진 대중은 주인공들이 나누는 사랑이나 쇼비즈니스의 현실 너머 따뜻한 위로의 말과 미래의 약속을 믿고 싶었을 터이니, 뮤지컬은 그 행복감의 매개체였다.

<뮤지컬 42번가> DVD는 훌륭하게 복원된 영상과 소리를 담고 있으며, 1930년대의 스튜디오와 제작현장을 엿볼 수 있는 부록들도 볼 만하다. 음악을 맡은 해리 워런이 직접 출연하는 특집영상, 스튜디오 탐방기, 할리우드 뉴스릴 등의 부록은 짧으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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