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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솔직한 울림, <그레이스 리 프로젝트>
박혜명 2005-10-12

한국계 미국인 2세 그레이스 리는 이렇게 말한다. “난 어릴 때부터 내가 우리반의 유일한 동양인이라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내가 독특하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천만의 말씀. 그레이스 리는 독특하지 않다. 미국내에서 그레이스 리라는 이름의 여성은 캘리포니아에만 500명, LA에 314명이 산다.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내가 아는 그레이스 리요? 똑똑하고, 상냥하고, 조용해요”라고 답한다. 조금 화가 난 감독 그레이스 리는 ‘단지 똑똑하고 상냥한’ 류로 살아가지 않는 그레이스 리들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능력있는 아나운서, 종교적 삶의 비전이 확고한 스물셋의 아가씨, 소외된 흑인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커뮤니티 운영에 평생 힘써온 88세 사회운동가, 한국서 7년간 레즈비언 인권활동을 벌여온 여성 등 감독이 찾아낸 그레이스 리들은 평균 20대 중반, 평균 피아노레슨 5년, 평균 복합성 피부 등 “평균적인 그레이스 리”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이다. <그레이스 리 프로젝트>는 거대한 서구사회에서 아시아계라는 소수집단의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름처럼 ‘주어지는 것’만으로 살아가지 않는 능동적인 삶의 태도를 재기있는 시각으로 접근해가는 다큐멘터리다. 심층적인 자료나 통찰력있는 시각, 뛰어난 형식미가 없는 대신 누군가의 일기처럼 소박하고 솔직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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