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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배우 몸값과 관람료는 정비례

배우 지명도에 따른 영화관람료 유동가격제 시행돼… 논란은 계속

인도의 한 극장 앞 풍경

카스트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나라 인도. 그런 인도에 최근 새로운 카스트가 생겨나고 있다. 혹시 ‘스타 카스트제도’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도 영화계의 중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텔루구 영화권에서 최근 새로 생겨난 신조어이다.

2005년 12월21일, 텔루구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인도 중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는 기묘한 영화관람료 인상이 있었다. 지명도 있는 배우가 출연한 영화의 경우 개봉 첫 2주 동안 영화관람료를 7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주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그로 인해 기존에 35루피(870원)로 고정되어 있던 발코니석의 가격이 60루피(1500원)로 1.7배 정도 올랐다.

기존의 고정가격제에서 유동가격제로 변경되면서 제일 먼저 이득을 보게 된 배우는 텔루구 영화계의 최고 스타인 치란지비였다. 주정부의 영화관람료 유동정책이 시행되고 난 뒤 그가 주연한 영화 <자이 치란지비>가 개봉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영화관람료 유동가격제 도입을 반대하고 주정부 내의 모든 극장에서 저가의 동일 가격으로 영업을 하자는 건의가 있었으나 무시되었다. 그같은 건의는 뭄바이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들의 독주에 대처할 하나의 방법으로 제기된 것이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의 이번 영화관람료 유동정책은 텔루구 영화계의 지명도 있는 배우들에게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영화관계자들은 치란지비, 나가르주나, 벤카테쉬, 발라크리쉬나 등의 텔루구 영화계의 유명 배우들의 몸값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동가격제를 도입할 경우 유명 배우들이 지니는 브랜드 가치가 더욱 확실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해당 배우들의 출연료가 자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동가격제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가 영화산업의 건강한 경쟁을 저해할 것이며 개봉 뒤 첫 2주 동안 비싼 가격에 티켓을 팔기 위한 배우와 제작자들의 부정행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주장의 핵심이다. 또한 극장을 자주 찾는 영화팬들의 발길을 돌리는 결과를 가져와 텔루구 영화산업 전반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텔루구는 인도 중부의 안드라프라데시 지역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인도의 18개 공용어 중 하나. 인도 내에서는 안드라프라데시 영화산업을 텔루구와 발리우드를 합성하여 ‘톨리우드’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