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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염자 부담 원칙
김소희(시민) 2006-02-17

주한미군 기지들이 기름과 중금속에 심하게 절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지난해 정밀조사한 15개 기지 가운데 용산헬기장을 뺀 14개 기지의 토양 오염이 국내 기준치를 훨씬 넘는다. 기름은 예방을 세워야 할 ‘우려 기준’의 네배 이상이고, 납은 사람의 건강과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토지 이용을 중지하고 시설 설치를 금지해야 하는 ‘대책 기준’도 넘는단다. 기름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춘천의 페이지 기지로 공장용지나 도로용도로 봐도 상태가 아주 안 좋다(기름유출이 있었던 게 뻔하다). 토지뿐 아니라 지하수 오염도 장난 아닌데, 기지별 조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긴 처음이다. 설상가상 반환·이전 대상인 62개 기지의 오염 치유(정화) 비용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하고, 부담액은 최대 5천억원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제일 덩치 큰 용산기지의 치유 비용은 9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기지 오염 치유 비용을 미국이 부담할 거라고 말해왔지만, 정작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및 환경 관련 양국 합의 내용 등을 따져보니 우리가 덤터기 써야 할 판이라고 한다.

삼성이 돈이든 지배권이든(그게 그 소리지만) 편법증여한 죄과를 따지는 와중에 8천억원이라는 거액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해 잠깐 놀랐다(나도 주민세 6천원 끝까지 안 내다 한 500원 영등포구에 헌납한다고 할까부다). 삼성은 미국 록펠러처럼 귀족 집안을 본뜨려나? 록펠러 집안은 완전 독점이었던 석유회사 설립·경영 과정의 불법과 비리가 까발리고 그룹 해체 위기까지 처하자 생색내듯 해오던 기부를 몽땅 하고 재단도 세우고 별 능력없는 2세, 3세는 자선사업가로 변신했다(역시 부자는 궁지에 몰려야 돈 내놓는다). 귀족이 되건 말건 그건 지 알아서 하더라도 세금없는 대물림과 전근대적 소유지배구조로 사회에 끼친 ‘오염’의 정화 비용은 누가 부담하냐고요. 8천억원(절반 이상은 재단 돈임)으로는 턱도 없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