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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럼블> 엇박자 학원 러브 코미디
한청남 2006-02-21

우선 <스쿨럼블(School Rumble)>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요란한 소리 혹은 싸움’이라는 식으로 해석될 제목이지만 일본식 발음상으로는 ‘쟁탈전’을 의미하는 scramble과도 흡사하게 들린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쟁탈전’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싶다. 물론 쟁취 대상은 좋아하는 상대의 마음일 것이고.

<스쿨럼블>은 대부분의 재패니메이션이 그러하듯, 이미 인기가 검증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둔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츠카모토 텐마와 그녀의 마음을 몰라주는 남학생 카라스마 오지, 그리고 그 주위에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친구들이 존재하는 식의 전형적인 학원물 만화식 구성이다. 그런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해주는 독특한 요소는 단연 남자 주인공 하리마 켄지의 존재다. 다른 상대를 짝사랑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향한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는 텐마로 인해 번민하는 그는, 불량스럽기 그지없는 외모와는 딴판인 지극한 순정파로 설정되어 있다.

엇갈린 사랑은 계속 엇갈리는 결과만 낳고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묘사로 인해 요절복통할 웃음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미소녀 애니메이션으로 여겨질 정도로 수많은 조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역시 범상치 않은 능력과 사연의 소유자로서 사태를 더욱 복잡하고 정신없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통상적인 TV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특징으로, 1화(약 25분) 당 3개의 단편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구성 또한 이색적이다. 각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전혀 별개의 스토리로 전개되다가도 때로는 유기적인 연결을 보이기도 하여 지루함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이니셜 D>나 <북두의 권>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패러디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그런 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매트릭스> <스타워즈> 장면에는 부담 없이 웃음을 터트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화질과 음질은 비교적 최신작답게 수준급이다(2004년부터 2005년까지 방영). 필름 소스가 아닌 관계로 재생 도중 윤곽선이 불안정하게 떨리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주의 깊게 보지 않는 한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2채널이지만 제법 풍성하게 들리는 음향도 만족스럽다. 익숙해져있다면 오리지널 일본어가 잠시 어색하게 들릴 정도로 잘 녹음된 우리말 더빙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부록으로는 각 디스크별로 성우 인터뷰를 비롯해 무자막 오프닝과 엔딩, 프로모션 영상 그리고 정지화면으로 이루어진 설정자료집과 일러스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다지 풍부한 내용물은 아니나 주연성우인 코시미즈 아미를 비롯해 인기 성우로 각광받고 있는 호리에 유이 등이 들려주는 캐스팅 비화와 연기 소감은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11화까지 수록된 이번 Vol.1 박스세트를 첫 출시작으로 하여 1기 TV시리즈 전체가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불량학생이었던 하리마가 과연 어디까지 변하게 될지, 또 그의 사랑은 이루어질지 사뭇 궁금해지는데, 내친김에 일본에서는 이미 발매된 OVA판과 곧 방송될 예정인 2기 시리즈도 국내 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일러스트 감상

성우 호리에 유이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