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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것들>의 ‘발레 선생님’ 황영근
사진 서지형(스틸기사)최하나 2006-03-02

공연과 영화는 공통점이 많다

무례한 세상을 정화하려는 두 킬러의 유쾌한 농담 <예의없는 것들>의 촬영현장. 오늘 촬영분은 킬러(신하균)와 발레(김민준)가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푸는 간단한 장면이지만, 다리를 180도로 ‘찢어야’ 하는 김민준에게는 부담이 크다. 잔뜩 기합을 넣고 안간힘을 다해보지만, 무심하게도 다리는 어정쩡하게 벌어지다 만다. 사태 수습을 위해 노란색 선글라스를 쓴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나선다. 발레리노 출신 킬러라는 캐릭터 설정 때문에 우아한 액션이 필수가 되어버린 김민준에게 특별히 붙여진 가정교사, 황영근씨(30)의 이야기를 들었다.

-현직 발레리노라고 들었는데.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졸업을 한 뒤 대학 무용단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나의 경우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M dance company’라는 팀을 창단해 활동하고 있다. 말하자면 일종의 프리랜서다. 발레나 한국무용 등 장르에 상관없이 의뢰를 받고 작품이 좋으면 출연한다. 바로 며칠 전까지 현대 무용극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의 주역 빌라도 역을 맡아 공연했다.

-영화 일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 것은 <예의없는 것들>이 처음이다. 영화에 직접 출연한 경험은 있다. <주홍글씨>에 무용수로 출연했는데 그 장면이 편집되어 완성본에는 나가지 못했다고 들었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많이 아쉽다.

-김민준은 언제부터 가르쳤나. 무용은 한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데 잘 따라오던가. =지난 12월 초부터 교육을 시작했다. 김민준이 원래 운동도 많이 했고 기본적으로 리듬감각이 있어서 빨리 배우는 편이다. 다만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였다. 평상시에 작은 동작 하나를 하더라도 무용 느낌이 나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매일 2시간은 기본으로 연습하고, 집에서 하는 숙제를 내주었는데 늘 충실히 하더라. 동갑내기라 말도 잘 통하고, 이번 일로 많이 친해졌다.

-일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워낙 하는 일이 여러 가지여서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영화라는 게 혼자 하는 일이 아닌데, 내 개인 일정에 맞춰 촬영 스케줄을 잡다보니 스탭들에게 미안한 맘이 많다. 한번은 부산에서 영화촬영이 있는데 서울에서 공연 연습이 밤 10시에야 끝났다. 이틀 밤을 꼬박 새운 상태에서 차를 몰고 부산으로 가 새벽 4시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고생했던 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다.

-무용수로 무대 위에 서는 것과 비교해볼 때 어떤가. =일단 현장에 있는 게 그 자체로 너무 재밌다. 공연과 영화는 많이 비슷한 것 같다.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무대에 작품을 올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극장이라는 것도 결국 하나의 무대 아닌가. 무용수 일도 좋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영화 일을 함께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결국 무용수로 자기 세계를 넓혀간다는 점에서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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