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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k by Me] 당신을 위한 프러포즈
권은주 2006-03-14

You Are My Sunshine!

얼마 전, 8년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5월이면 유부클럽 회원이 되는 오빠가 물었다. “야, 너도 정식으로 청혼받았니?” 나중에 무슨 원망 들으려고 아직도 청혼 안 했냐고 오빠를 준엄히 꾸짖었지만, 사실 얼굴에 철판 깔고 정식으로 프러포즈하는 게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야 있나. 화이트데이에 앞서 영화에 나온 실전 응용 프러포즈법을 뽑아봤다.

5위는 <스텝맘>의 운명의 빨간, 아니 하얀 실 프러포즈. 루크(에드 해리스)는 이자벨(줄리아 로버츠)의 손에 실을 묶어 반지를 끼워주는 새로우면서도 고전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당신이 잠든 사이 손가락에 묶인 실. 운명의 빨간 실은 아니지만 손에 묶인 실을 타고 또로록 내려오는 다이아몬드 반지의 반짝거림이라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을 실행에 옮기려면 프러포즈 상대가 잠들기를 기다려야 하는데다 잠귀가 밝거나 하면 실패 확률이 높은 까닭에 5위.

<러브 액츄얼리>

4위는 <러브 액츄얼리>의 그 유명한 스케치북 프러포즈. 마크(앤드루 링컨)는 친구의 부인이 된 줄리엣(키이라 나이틀리)에게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을 스케치북에 적어 고백한다. 최근엔 돈 빌려주는 회사의 CF에도 등장한 이 방법 자체는, 말로 고백하는 것을 민망해하는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을 만하다는 점에서는 1위에 랭크되고도 남지만, 영화에서는 친구의 부인이라는 곤란한 상대를 골랐기에 4위에 랭크.

3위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단도직입형 프러포즈. 야구심판인 범수(임창정)은 시구하러 나온 현주(고소영)를 향한 마음을 스트라이크만큼 정확하게, 큰 소리로 외친다.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높은’ 당신과의 해피엔딩. 서울역 광장이나 신촌 한복판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라면 어디서든 응용이 가능하다. 단,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의 반작용은 다른 방법의 백만배쯤?

<노팅힐>

2위는 <노팅힐>의 용호상박 프러포즈. <노팅힐> 하면 안나(줄리아 로버츠)의 기자회견장에서 있던 윌리엄(휴 그랜트)의 ‘기자인 척하며 진심 캐묻기’ 방법이 더 유명하지만, 사실 그 전에 안나의 솔직담백한 고백이 없었다면 윌리엄의 프러포즈는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위는 <너는 내 운명>의 취중진담 프러포즈. “전 은하씨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하고 부끄러운 듯 말하던 석중(황정민)의 고백은 열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였던 은하(전도연)를 향한 마지막 한방이다. 예전에 <취중진담>이라는 노래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학가 노래방은 부끄럼 많은 예비역 오빠들의 ‘취중진담’으로 시끄러웠다. 그만큼 성공률도 높고 따라하기도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그녀의 필름이 끊겨버리면 말짱 도루묵이니, 그녀의 알코올 섭취량에 각별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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