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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파크스, 93년의 ‘짧은’ 삶을 마감하다
최하나 2006-03-16

할리우드 최초의 흑인 감독 고든 파크스가 지난 3월7일 뉴욕의 자택에서 9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69년 자전적인 소설을 영화화한 <더 러닝 트리>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파크스는 2년 뒤 검은 더티 하리라 불리는 할렘가의 사립탐정 <샤프트>를 탄생시키며 흑인 영웅의 시대를 열었다. <샤프트>의 성공 이후 이렇다 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지만, 사실 그는 감독 말고도 소설가, 작곡가, 사진기자 등 수많은 직함을 갖고 있던 사내였다. 모습은 다양했으되 파크스의 관심사는 언제나 인종차별, 빈곤 같은 사회 모순이었다. 때문에 감독인 그는 열등하게 취급받던 흑인을 영웅으로 우뚝 세웠고, 작곡가인 그는 마틴 루터 킹에 대한 음악을 만들었으며, 사진기자로서 그는 20년 동안 국경을 넘나들며 가난으로 고통받은 이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93년이라는 세월이 그에겐 결코 길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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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R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