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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책임회피 또는 복지부동?
이영진 2006-03-21

문광부, 쿼터 관련 공청회 영진위에 미루는 등 미온적 태도 일관

“우리도 답답하다. 직접 나서고 싶은데 영화인들이 정부와 접촉을 하려고 하겠나.” 문화관광부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지난 3월7일 국무회의를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이 때문에 문광부를 바라보는 영화계의 눈길은 더욱 싸늘해진 상태다. 현재 문광부는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한 영화계 지원대책 마련 공청회를 준비 중이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 문광부의 한 관계자는 “공청회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나서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쪽에서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문광부가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아닐까. 문광부는 산하기관인 영진위를 통하는 것만이 영화계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를 위한 영화인들의 정당한 노력을 지원하는 데 영진위가 갖추고 있는 모든 역량을 투여하겠다”며 두 차례 성명서를 내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비판했던 영진위는 스크린쿼터 원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내부에 스크린쿼터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렸고, 노조를 중심으로 146일 장기농성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영진위 한 관계자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할 말 못한 문광부가 이제는 타 부처의 눈치를 보면서 성급해하고 있다”면서 “공청회를 영진위에 떠넘기는 건 영화계와 영진위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월26일,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 직후 문광부는 4천억원 지원안을 내놓았지만 임시방편 졸속 대책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후 문광부가 한 일이라곤 국회의원들을 대동하고 극장 관계자들을 만나 현실성없는 ‘스크린쿼터 자율 준수’ 약속을 얻어낸 것뿐. 이마저도 생뚱맞은 이벤트라고 얻어맞았다. “우리도 할 만큼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는 호소만으로 문광부가 영화인들의 마음을 돌리기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