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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학>·<천년여우 여우비>의 음악 맡은 양방언
정재혁 2006-04-13

“영상을 보고 음악을 만드는 것을 즐긴다”

양방언은 재일동포 2세다. 한국 국적으로 일본에서 살고 있으며, 홍콩과 중국에서도 많은 음악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음악엔 국적이 불분명하다. 임권택 감독은 그의 음악을 “국악과 현대악기가 충돌없이 잘 매치된다”고 평했으며, 음악평론가들은 ‘동양과 서양의 조화’라고 설명한다. 2006년에는 이성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음악작업에 참여한다고 한다. 6월 한국 공연 준비를 위해 방한한 뮤지션 양방언을 만났다.

-<천년여우 여우비>와 <천년학>에 참여한다고 들었다. =3년 전 이성강 감독님이 내 공연에 와주셨다. 그때 언제 한번 같이 작업하자고 말했고, 이후에 시나리오를 보여주셨다. 그걸 봤을 때 나는 그냥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림도 예쁘고,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이걸 한다면 열심히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천년학>은 솔직히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다만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웃음) 임권택 감독님의 <서편제>를 보았지만 내 음악 스타일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하지만 임 감독님이 나의 음악을 골라주신 것은 나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생각한다. 건방진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작업에 있어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천년여우 여우비>의 음악 스타일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여우비는 구미호기도 하지만 소녀이다. 그래서 스토리도 귀여운 부분이 있다. 신비스러운 느낌도 있다. 음악도 아마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성강 감독님도 <마리이야기> 때에 비해 많이 가벼워질 것이라고 했다. 음악도 웅장하거나 무겁다기보다는 가볍고 귀여운 느낌이 될 것이다.

-솔로 음반 활동이 아닌 다른 작업에도 많이 참여하는 것 같다. 게임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영화음악까지. 이런 작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는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은 가상세계이다. 이곳엔 영상이 있다. 나는 영상을 보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긴다. 특정한 테마, 주제에 나의 음악을 반영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작업들은 내가 솔로 앨범을 낼 때 반영되기도 한다.

-당신의 음악은 한국에서 주로 뉴에이지로 소개되곤 한다. =나의 음악은 뉴에이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피아노 소품과 같은 음악들을 가지고 그렇게 말한다는 사실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그런 곡들은 내 음악의 한 부분이다. 사람도 활발할 때가 있고, 조용할 때가 있지 않나. 나의 음악도 그렇다. 그리고 사실 나의 음악은 뉴에이지와는 다른 부분이 더 많다. (웃음)

-당신의 음악에서 아시아란 화두는 무엇인가. =일단 큰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어쩔수 없이 일본인과는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나에겐 홍콩이나 중국에서 작업할 기회가 많았다. 물론 시작은 서양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했지만, 작업 과정에서 느낀 동양적인 것에 매력을 가졌다. 홍콩이나 중국은 일본에 비해 기술적으로는 많이 떨어지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 나는 솔로 작업을 하면서 이런 것들을 반영하고 싶었다. 내가 서양 사람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이런 감정들을 내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영화음악이 있나.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영화는 자주 못 보는 편이다. 좋아하는 영화음악이라면 <마지막 황제>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솔로 앨범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의 음악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시아적인 음색은 영화를 보는 순간 나를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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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OONT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