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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또 불똥 튀었군
2001-08-21

바람잘 날이 없는 영화진흥위원회에 새로운 불똥이 떨어졌다. 16일부터 심사에 들어간 극영화제작지원사업의 심사위원 선정이 유길촌 위원장의 독단으로 이뤄졌기 때문. 유 위원장은 지난 15일 그동안 위원, 사무국과의 협의를 통해 심사위원을 선정하던 전례를 깨고 본인 혼자만의 판단으로 7명의 심사위원을 선발, 다음날부터 심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유 위원장은 9명의 심사위원을 추천했던 영화진흥위원들은 물론이고 사무국의 실무자까지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단적인 심사위원 선발 조짐은 8월14일 급작스럽게 주무부서인 국내진흥부장의 인사 발령을 내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전에 사무국장이나 노조와 협의를 갖는 관례를 따르지 않은 이 인사 발령 직후, 유 위원장은 실무자를 배제한 채 심사위원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결정에 영진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 위원장과 조희문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의 위원은 “현재 위원장은 자신이 (합의기구의) 위원장이 아니라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이는 영화진흥법에 명시되어 있는 합의기구로서의 이 조직의 위상과 성격, 태생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있는 행태”라는 내용의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한 영진위원은 “선발된 심사위원의 면면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며, 사업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서 심사위원 중 영진위원 2명 정도가 포함돼야 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 위원들은 21일 정례회의 직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유길촌 위원장은 “담당 부장과 위원들의 추천명단을 참고했다. 위원 추천을 통해 선정된 심사위원은 1명이다. 위원을 심사위원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그동안 3차례의 심사 과정에서 항상 말썽을 빚었기 때문이다. 사무국의 실무선을 배제한 것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긴 게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지원사업이 어떤 결말을 맺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