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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에서 공연한 일본 밴드 ‘람프’
정재혁 2006-05-11

“한국 관객은 소심하지 않은 것 같다”

산들바람이 불던 4월29일,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JIFF FESCADE 메인무대에 일본 시부야계 밴드 ‘람프’가 섰다. 시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람프’는 기타의 소메야 다이요, 보컬과 베이스의 나가이 유스케, 그리고 보컬의 사카키바라 가오리로 구성된 3인조 밴드. 하루 전인 28일 서울에서 첫 한국 공연을 마치고 전주로 내려온 그들을 만났다.

-어제 서울 공연은 어땠나. =나가이 유스케: 한국 관객은 일본 관객과 달리 매우 열정적이다. 일본 관객은 좀 소심한 것 같은데(웃음) 한국 관객은 반응이 직접적이다. 어제도 공연 내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바람, 비 등 자연을 담은 노래가 많다. =소메야 다이요: 일단 우리가 좋아하는 풍경을 담고 싶다. 그냥 지나며 스치는 것들, 사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들을 담으려고 한다. 하지만 가사보다 더 중요한 건 멜로디다. 곡을 만들 때는 항상 멜로디를 먼저 구상한다. 그러고 나서 사카키바라 가오리의 목소리를 생각하며 가사를 만든다. 음악에서 중요한 건 항상 가사가 아닌 멜로디다.

-1집과 2집에 비해 3번째 앨범 <나뭇잎 사이로 새어든 햇빛의 거리에서>(木洩陽通りにて)는 그루브한 느낌이 진해진 것 같다. =소메야 다이요: 1집을 만들 때는 우리가 음악에 익숙해지지 못한 상태였던 것 같다. 물론 팬들 중에는 초기 음악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수록 좀더 다른 구성, 다른 악기 사용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번 3집 앨범은 호른이나 현악기를 사용해서 곡의 느낌이 좀더 풍성하도록 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이 좀 늦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3개의 코드만 가지고 음악을 만들 때는 여러 곡을 빨리 만들 수 있지만, 곡의 구성을 복잡하게 하면 자연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우리 밴드의 색깔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

-일본 밴드 ‘키린지’와 비교되곤 하는데. =나가이 유스케: ‘키린지’는 매우 좋아하는 밴드다. 일본 밴드 중 세계적으로 거론되는 몇 안 되는 밴드이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의 음악은 ‘키린지’와는 다르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이름으로 소개되는 건 싫다.

-자신들의 음악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메야 다이요: 글쎄… 그런 게 있나. (웃음) 가사의 운율 아닐까. 나는 가사를 만들 때 항상 ‘말놀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소리가 다른 두 단어가 만났을 때 생기는 운율, 리듬감. 그래서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다보면 가사가 입에 감기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나. =사카키바라 가오리: <퍼펙트 커플>. 사실 영화제에 오면서도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 알지 못했지만, 영화제 책자를 보다가 <퍼펙트 커플>이 눈에 띄었다. 볼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사진 소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