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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발리우드 이대로는 안 돼

관계자들, 정부 차원의 영화계 인프라 개발과 관심 촉구

인도 영화산업의 메카 ‘발리우드’는 전세계 영화의 중심지 할리우드보다 한해 영화생산 편수가 더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할리우드에서는 연간 약 600편의 영화가 제작되지만 2003년 발리우드에서는 무려 1100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인도 영화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영어가 유창한 고급 인력들을 기반으로 의료, 교육, 경제, IT 관련 분야는 외국 투자가들의 높은 관심을 사고 있지만 영화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도 유력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의 칼럼니스트 프리얀카 다스굽타는 오히려 인도에서 잘나간다는 영화사들이 촬영을 위해 모리셔스, 스웨덴, 최근에는 한국에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스굽타는 “할리우드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나 <브로크백 마운틴>은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찍었어도 수려한 영상미를 담을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외국 영화제작자들의 발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인도가 외국 영화제작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Being Cyrus Fame>으로 최근 데뷔한 영화감독 호미 아다자니아는 외국 영화계, 특히 할리우드가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는 “주로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제작되는 할리우드영화들이 과연 인도 어디에서 마땅한 촬영장소를 찾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영화감독 산자이 굽타는 영화제작을 위한 인프라의 취약성과 정부의 무관심을 개탄했다. 실제 인도에 오는 외국의 영화 촬영팀들이 인도 서안의 섬 락샤드윕이나 인도 북부 산간지역인 히말잘 프라데시 같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장소에서 촬영을 하고 싶어도 촬영팀의 이동과 장비운용의 어려움 그리고 인도 현지 영화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도 정보통신부 프리야 란잔 다스 문시 장관은 “지난해 16편의 해외 유명 영화제작팀이 인도에서 촬영을 했다”고 말하며 “조만간 할리우드의 스크린에서도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리우드 관계자들은 연간 1천편에 가까운 영화를 생산하는 인도에서 고작 16편의 외국영화가 촬영을 하고 돌아갔다는 것은 발리우드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질타하며 인도 정부의 관심과 영화계 인프라 개발을 촉구했다.

영화가 전달하는 국가 이미지 파급효과가 그 어느 분야보다도 강력하다고 가정할 때 인도 영화관계자들과 언론인들의 이러한 주장이 담고 있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