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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몬트리올은 담배없는 세상을 원한다

국립영화연구소, 담배의 유해성 그린 다큐멘터리 <Tabac: La Conspiration> 상영

몬트리올 흡연자들에게 충격적이고도 슬픈 소식이 있다. 이번 5월31일 자정을 기점으로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맥주를 마시는 바와 할머니들의 유일한 안식처 빙고홀에까지 그 법안이 적용된다 하니 애연가들에게는 심히 탄식할 만한 일이다.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 것으로도 모자라 모든 공공장소와 공공건물의 입구 반경 100m 내에서 담배를 꺼내는 것조차 금하고 있다. 이제 담배는 뒷골목 한구석이나 집 안에서만 피우거나 아예 피우지 말라는 경고장이다. 이에 대해 모든 바의 주인들이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밥줄을 끊을 셈이냐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5월31일부터 금연을 알리는 표시는 어딜 가나 눈에 띄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 주동자들에게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를 보여주고 싶지만 국립영화연구소(NFB)는 프랑스와 캐나다 합작 다큐멘터리 <Tabac: La Conspiration>을 상영함으로써 이 모든 논란을 잠재우려 하는 듯하다. 이 다큐멘터리는 감독 나디아 콜롯의 아버지가 담배로 인한 병으로 죽고 감독 자신도 20년 동안 담배를 피웠지만 자신의 자식들에게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시킬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필립 모리스 같은 담배회사가 1940년대에 어떻게 성장했는지와 담배회사의 미래를 조망하기도 한다. 또한 그녀는 B무비 감독이자 그 자신이 후두암에 걸린 조 에스트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초적 본능> 등의 할리우드영화가 담배를 너무 쿨하게 그려왔다는 비판을 함께 담았다. 너무 많이 들어 이제는 지겨운, 그러나 아무리 들어도 지나치지 않은, 담배는 몸에 좋지 않고 중독성이 있다는 말을 다큐멘터리 역시 강조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초반에는 안티 스모킹 광고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정확한 타이밍에 영어자막 없이 상영되는 이 다큐멘터리가 과연 몬트리올 애연가들의 마음을 움직여 담배없는 몬트리올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그렇지만 맥주와 담배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일은 아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