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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프로그램 전성시대 [2] -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

순수한 도전이 아름답다

SBS 목 오후 7시5분

창덕궁 옆에 자리한 궁중요리연구원에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 출연진 6명이 모여들었다. 오늘의 과제는 조선시대 편찬된 한국 최고(最古)의 식이요법서 <식료찬요>(食療纂要)의 지시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것. 그에 앞서 <식료찬요>를 한자로 써보는 테스트가 벌어진다. 진땀을 흘리는 출연자들. 카메라가 완벽한 답을 쓰지 못해 쩔쩔매는 그들의 답안지를 훑는다. 이어지는 요리연구가 김하진의 설명과 질문. 어느새 대답하는 것도 경쟁이 됐다. 오늘이 바로 세 번째 탈락자가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 녹화가 있던 4월20일의 풍경이다.

2005년 12월에 시작한 <청년성공시대>는 ‘비교분석 청년신화!’, ‘청년도전 내일은 요리왕’, ‘청년 열정시대’ 등의 코너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평일 저녁 시간대 시청자가 타깃인 만큼 약간의 교훈과 재미를 가진 <청년성공시대>는 세파에 굴하지 않는 의지와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을 통해 활기찬 희망가를 부르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예민한 시청자 몇몇은 요리를 소재로 한국식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를 만든 ‘청년도전 내일은 요리왕’ 코너가 가진 매력에 열광했다. 방송이 4번 나가는 사이 <청년성공시대>는 ‘청년도전 내일은 요리왕’만 단독으로 하는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걱정과 우려가 더 많았다. 1천명 중 뽑힌 8명이라 해도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이 긴 시리즈를 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기우였다. 연예인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질린 시청자들은 중국 요리 연수 자금(1천만원)을 따내기 위한 젊은이들의 순수한 경쟁과 노력, 시기와 질투에 환호했다. 클로즈업과 풀숏을 오가며 도전자들의 심리를 담아낸 <청년성공시대…>의 카메라는 일반인들이 연출하기 힘든 극적 긴장감을 뿜어주었고, 요리 대가들과 제작진의 밤샘 논의는 ‘내일의 청년 요리왕’을 뽑는다는 일관된 커리큘럼에 따른 미션들을 제공했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미션을 수행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시청자들은 그들의 순수한 노력을 지켜볼 수 있는 즐거움을 얻었다. 이것이 <청년성공시대…>가 일관성없는 미션과 과정이 생략된 결과만 보여줘 질타를 받는 <슈퍼스타 서바이벌>(SBS)과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KBS)과 달리 한국형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는 까닭이다. “촬영이 있는 이틀간 찍은 100개가 넘는 테이프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내면서 리얼리티도 살리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경력 많은 연출자들이 4∼5일을 밤새워야 완성할 수 있다.” 정성은 PD의 이야기다.

<청년성공시대…>는 지난 3월30일, 한국 궁중요리로 장르를 바꿔 시즌2를 시작했다. 역시 8명의 젊은이를 뽑는 시즌2에는 전편의 4배가 넘는 4500명이 도전자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떡메를 치고, 무를 종이보다 얇게 써는 미션과 한우의 10가지 부위를 눈을 가린 채 먹어보고 구별해내는 절대 미각 테스트 등을 거치며 탈락의 슬픔과 다음 도전의 기회를 얻는 기쁨 사이가 종이 한장보다 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는 6월경 선정될 최후의 승자에게는 궁중음식 연수자금 1천만원과 세계 3대 요리 미각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

닮은 프로그램

<아이언 쉐프> 온스타일 목 오전 10시

고수들의 요리 배틀. 일본에서 방송됐던 동명 프로그램의 미국 버전으로 2005년 1월 전파를 탔던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들은 그날 공개되는 재료를 사용해 1시간 안에 5접시의 코스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백미는 요리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들려주는 경합 진행 상황 및 요리사의 특색과 경력 등을 전해주는 데 있다. 이들 덕분에 요리 프로그램이 스포츠 경기와 같은 긴장감을 갖게 됐다.

<첼린지 투 쉐프> 올리브 네트워크 수 오후 7시

푸드채널이 2004년과 2005년에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요리사 꿈을 가진 도전자 16명이 요리를 배워가는 과정을 담았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세계음식여행 또는 세계유수의 요리학교 연수기회가 부여된다. 언뜻 봐도 <청년성공시대…>와 매우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따라했다면 <청년성공시대…>가 한 것이겠지만, 정성은 PD는 “어떤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믿느냐 마느냐는 시청자의 몫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