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장편영화의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인트 벤처를 만든다. 지난해 겨울부터 소니사를 중심으로 각각 물밑에서 진행되던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는 이제 경쟁체제가 아닌 공동사업 형태로 출발할 전망. <뉴욕타임스>는 MGM, 파라마운트픽처스,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유니버설픽처스 등 5개 스튜디오가 지난 8월16일 공개한 조인트 벤처 사업 계획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선택한 영화가 초고속통신망을 거쳐 개인 PC로 전송되는 이 시스템은 소니사가 지난 20여 개월 동안 ‘무비플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실. 마이크로소프트와 리얼넷워크의 미디어플레이어를 통해 가동되며, 고속전화선과 케이블망을 통해 1시간 내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소니사는 이 서비스를 올 초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좀더 많은 스튜디오를 참여시키기 위해 시간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품 선택과 다운로드 비용은 각 스튜디오의 재량에 맡기지만, 고전영화와 최근 개봉작을 두루 선택권 안에 포함시키되, 최근 개봉작은 극장 개봉과 비디오 출시 이후에 서비스하며 편당 3달러에서 5달러의 다운로드 비용을 받는 쪽으로 결정하는 중. 소니디지털엔터테인먼트쪽은 이 조인트 벤처에 속하지 않는 다른 스튜디오의 작품들도 포함시킬 의향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벤처는 9월중에 이름과 대표를 정하고, 몇 개월간의 시험 가동 기간을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한편 이번 조인트 벤처에 참여하지 않은 디즈니는 무비스닷컴을 통해, 20세기폭스사는 또다른 자체 사이트를 통해 이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이번 조인트 벤처 설립이 원하는 영화를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는 비디오 온 디맨드(VOD)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 몇몇 케이블업체와 온라인서비스업체가 VOD와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들고 이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정직한 이들에게 정직한 대안을 준다”는 이들의 이번 결의는 해적판문제에 맞서는 새로운 방편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초고속통신망의 확충과 보급문제, 영화를 온라인에 옮기는 공급자의 비용 부담, 케이블과 페이퍼뷰 채널 그리고 비디오체인과의 경쟁 등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줄지어 서 있기 때문이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