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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영화 부흥시대
오정연 2006-05-23

자국영화 점유율 상승, 관객 및 국내외 평판 우호적

“이탈리아영화가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네오리얼리즘 이후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탈리아영화가 국내외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받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꽤 오랫동안 13%를 넘지 못했던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의 자국영화 점유율은 지난해 23%, 올해 초반 4개월 동안 34%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공중파의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영화 중 이탈리아영화가 차지하는 비율도 10년 전 5분의 1에서 5분의 4로 높아졌다. 해외에서의 평판 역시 달라졌는데, 크리스티나 코멘치니 감독의 <돈 텔>(Don’t Tell)은 이탈리아영화로는 7년 만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는 두편의 이탈리아영화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런 이탈리아영화 부흥의 가장 큰 원인으로 1990년대 후반 만들어진 일련의 법안들을 꼽는다. 이는 현재 로마 시장으로 올해 가을 첫선을 보일 로마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월터 벨트로니가 문화부 장관으로 재직 당시 후원한 법률들. 새로운 영화사를 설립을 좀더 쉽게 하고, TV 방송사가 영화에 투자하는 비용을 높이며, 영화제작 전반에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사적 영역을 극대화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영화가 누리고 있는 현재의 영광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은 이탈리아 관객이 자국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다. 이탈리아계 캐나다 감독 마시모 아미치는 “관객을 돌아오게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탈리아영화의 질과 다양성은 몇년에 걸쳐 발전해왔지만 진정한 변화는 관객이 자국영화 중에 볼 만한 영화가 많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찾아왔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