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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작가협회 ‘FTA 저지’ 불참
김수경 2006-05-24

“쿼터 사수 이유 하나로 FTA 저지 투쟁은 반시대적” 결정

시나리오작가협회가 한-미 FTA 저지 운동에 불참을 선언했다. 시나리오작가협회는 지난 5월17일 확대이사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8일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스크린쿼터 사수라는 이유 하나로 한-미 FTA 저지 투쟁에 나선다는 것은 반시대적 주장이 아니겠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같은 입장이 다른 영화인들로부터 오해와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묵묵히 감수할 것이며, 오직 역사적 심판에서 그 답을 구하고자 한다”는 대목은 이런 결정에 대한 내부적 혼란을 엿보게 한다. 스크린쿼터 1인 시위에 참가했던 시나리오작가협회 이범식 이사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동참했지만 스크린쿼터 사수가 한-미 FTA 저지 운동으로 번져버린 현재는 그 투쟁의 방향이 본질에서 벗어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정치논리를 잘 모르는 우리가 공부도 없이 한-미 FTA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단식농성에 참여했던 시나리오작가협회 유동훈 이사장은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투쟁에 동참하고 싶은 영화인이 많은데 FTA 저지 투쟁쪽에는 가기 싫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내부 이사회에서 수차 투쟁에 안 나오느냐는 제안을 했지만 FTA 저지 투쟁은 강박적으로 싫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FTA 저지 운동을 논리적으로 반대한다기보다는 심정적 거부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정지영 공동위원장은 “시나리오작가협회가 논의도 없이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들의 잘못은 FTA 저지 투쟁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이런 태도를 취한 일이다. 대책위의 정기회의를 통해 이를 논의하고 토론회나 설명회를 개최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크린쿼터 문화연대는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인 70여명과 함께 개막식 침묵시위를 벌이며 칸영화제 스크린쿼터 캠페인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