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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영국 조세 개편안 어떻게 흘러가나

감세 정책과 제작 지원 정책 사이, 제작 판도 재편 이뤄질 듯

영국 영화산업의 조세 개편안에 따른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오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고, 올 4월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야심찬 정책 의도와 이에 부응하는 기대감 한편에는 불안감과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첫 포문은 4월 말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열었다. 특집기사는 전세계의 영화 조세 정책에 대한 점검이었지만, 기획의 의도와 초점은 영국에 있다. 핵심은 둘이다. 감세 범위가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을 포함한 ‘제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배급이나 마케팅 부문은 빠진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영국’영화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문화’적 함의는 모호하다는 점이다. 전자는 해외 자본의 유치와 관련되고, 후자는 여러 국가간의 공동 프로젝트에 관련되기에 간단히 풀릴 문제는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지적이다.

며칠 뒤 <가디언>은 최근 발표된 <히스토리 보이스>(the History Boys)가 새로운 정책의 시금석이자 대안적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타진했다. 2004년 연극으로 무대에 올라 런던과 뉴욕에서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의 영화화에 연극 제작진과 영화 제작진이 의기투합하고, 위긴이라는 미디어 분야 전문 법률회사가 제작비 조달 전략을 짰다.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일단 참여 인력의 기본급을 최소화하는 대신 영화의 수익금을 차후에 분배하기로 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권리를 패키지로 묶어서 제작 단계에서부터 보호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이를 통해 제작 주체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제작비 투자와 이익 분배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문제제기에 대한 발빠른 화답이다.

한편, 5월 셋쨋주 <타임아웃>은 영국영화위원회의 제작 지원 방향에 대해 재고했다. 칸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오른 켄 로치와 안드레아 아놀드의 작품이 모두 영국영화위원회의 지원을 받았기에 표면상으로는 제법 그럴듯한 성과물로 보이지만, 정말 이것들이 다양성을 위해 마련된 뉴시네마 펀드의 취지에 부합해 이루어졌는지 묻고 있다. 요컨대 이제껏 지원된 40여편의 작품들이 기존의 성과물에 의존하여 반복하는 것일 뿐 새로운 젊은 감독들에게는 인색하다고 지적한다. 조세 정책이 아우르지 못한 부분을 제작 지원 정책에서 보완해야 하는데 그 몫을 못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영국영화 역시도 심기일전을 위한 판을 다시 짜느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